썰과 복기

내가 트레이더, 바텀업 투자자를 싫어하게 된 썰(삼성엔지니어링/경기하락 썰)

세학 2022. 12. 9.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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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했던 종목 예시 중 하나인 삼성엔지니어링과 당시 시점의 밸류에이션. 나는 고점 근처일 것이며 특별한 무언가가 추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 주장했고, 그는 PER로 봤을 때 상승 잔존여력이 크다고 주장하였다.

내가 트레이더, 바텀업 투자자를 싫어하게 된 계기

오늘은 지표나 뉴스상 특별한 변화가 없기에 그저 개인썰이나 풀어보려고 합니다. 재미로 하는 이야기일 뿐이니 가볍게들 보시면 좋겠습니다.
저를 아시는 분들은 제가 트레이더, 바텀업 투자자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바텀업 투자자/트레이더들의 실력을 무시한다던가, 그들의 특수성에 대한 이해를 무시함은 전혀 아닙니다. 저는 그들의 실력을 리스펙합니다. 다만 그들의 경우 대부분 거시경제에 대한 부분을 매우 괄시하는 경향이 있으며, 거시경제를 통한 자산시장의 이해는 불가능하다고 말하며, 학술적으로 증명된 상관관계마저 부정하기에 저는 그런 부분에 대해 일부 혐오감을 갖고 있을 뿐입니다.

본격적인 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때는 2021년 초~중순 즈음. 저는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과잉수준에 도달했다고 보고, 슬슬 금리인상 등 중앙은행의 긴축이 발생할 것으로 보았습니다. 하지만 미 연준은 평균인플레이션이라는 역사상 존재하지도 않았던 해괴한 논지로써 인플레를 무시하였고, 반면 한은은 제가 금리인상을 주장한 이후 1~2개월정도 뒤에 글로벌 국가들 중에서는 나름 꽤 상위권에서 선제적으로 금리 인상을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그다지 특별하지 않게 보던 이주열 총재를 두고두고 칭찬하게 된 바로 그 사건 말입니다.

그 시점 즈음에 지속적으로 페북에 경기 하방에 대한 의견을 내놓던 나에게, 그냥저냥 건너건너 알고 지내던 페친 한 분이 태클을 걸어왔습니다. 경기 여력이 잔존해 있다. 경기는 여전히 상방이다. 주식도 상방이다. 이런식으로 발언했습니다. 그는 나름 시스템트레이딩을 공부했으며, 책도 쓰고 주식시장에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분이었습니다. 저는 제 성격에
"그래... 내 거시경제 장기 관점은 아직까지 틀린 점이 없지만, 나보다 나은 성취를 이룬 사람이니 나보다 나을 수 있겠지" 라는 생각을 내심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본래 하방에 배팅을 하고 있었으나, 그의 의견에 영향을 받아 상방 배팅을 일부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영향을 받은지 얼마 되지 않아 증시는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분노에 차 페북에 혼잣말을 했고, 자신에 대한 우회적 비판임을 깨달은 그가 찾아와 이런 식의 말을 했습니다.
"투자자는 의견을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며 좋은 투자자인거야"
저는 솔직히 분노했습니다. 아니 그딴식으로 의견을 마음대로 바꿔대려면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하지 말던가. 아니면 자신의 전망이 틀린 부분에 대해서 최소한 민망하거나 미안하다는 표시라도 하던가. 그는 그런 것이 전혀 없이 되려 저를 조롱했고, 저는 분노에 차 페북을 삭제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제가 트레이더 계통/바텀업 투자자 계통을 혐오하게 된 첫 계기였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