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과 복기

삼성중공업 신주인수권 매도 썰(복기)

세학 2023. 1. 5.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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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신주인수권 매도 썰(복기)

이것은 뭐 잘한 이야기도 아니고 슬픈 이야기지만 이제는 지나서 이야기 할 수 있다. 나의 장기수익률은 일반인 평균을 크게 상회하지만 성공한 투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거시경제적 장기 관점에서는 큰 수익을 얻었지만, 종목선택, 단기, 중기 관점 예측 실패로 인한 손실도 많이 입어보았다. 오늘은 그 이야기 중 하나를 해보려고 한다. 왜 하필 굳이 그 썰을 오늘 푸느냐 하면 우연히 종목을 검색하던 도중 변동성 과잉 종목에 삼성중공업이 걸려있는 것을 보다가 문득 그 날의 썰이 기억난김에 쓰는 것이다.

이미 지식이 있는 사람이나 내 블로그를 자주 보는 사람은 알겠지만 대부분 주식의 추세는 경기와 지수를 기본적으로 추종한다. 위에 동그라미 첫번째 부분이 2017 골디락스 시점이고 두 번쨰 지점이 2019 패권분쟁, 코로나 이전 시점이다.
삼성중공업 매수는 2017년에 했다. 풀배팅은 아니고 대략적으로 한 15~20% 정도 비중이 되었던 것 같다. 당시 리포트로는 탈탄소 비즈니스 확대로 인한 천연가스 수요 확대. 그로 인해 천연가스 운송선박 경쟁력을 가진 기술이 있는 대한민국 조선주가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당시 풍력 테마도 같이 엮여있어 풍력테마가 없는 다른 조선주에 비해 우월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나는 솔직히 반신반의했다. 당시 나는 극도의 보수주의 경향을 가지고 있었고 극도의 정치성향을 가지게 되면 투자활동, 종목 선정에도 영향을 받는다. 또한 그 때는 아직 경제에 대한 지식도 현재에 비해 현저히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리포트 내용 자체는 충분히 일리가 있다고 여겼고 삼성중공업 매수를 통해 2017 골디
락스 대상승 구간에서 큰 수익을 내었다. 당시 삼성중공업을 매수한 이유는 부끄럽지만 무식할 정도로 수준낮은 정치적 견해(삼성) + 리포트(친환경으로 인한 천연가스 수요 증가) 등이었다.

문제는 나중에 발생했다. 2019 구간에서 무역패권분쟁이 일시봉합되는 상황에서 나는 경기가 상승하리라 짐작하고 삼성중공업을 매수했다. 다른 주식도 있었지만 2017년 수익을 보았던 좋은 기억이 남아 못내 떨쳐내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하지만 아니 XX 경기 상승까지는 분명 예측에 성공했는데 삼성중공업은 계속 지옥으로 가는 것이다. 나는 비중을 초기 5% 가량에서 약 25% 가량까지 물을 타며 늘렸지만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해 추가적인 물타기는 포기한 상태였다. 그리고 2019년 말인가? 2020 초순인가? 코로나 저점 도달 전에, 코로나 대폭락 이전에 아마 증권사에게서 연락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신주인수권이 계좌에 들어왔다고 연락이 왔다. 아마 재정상태가 개판이라 유상증자를 하며 신주인수권이 나온 모양이었다. 나는 고민을 했다. 보유를 할 것인가. 아니면 신주인수권과 함께 중공업을 손절쳐버릴 것인가. 당시 나는 경기가 추후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코스피 인버스 레버리지, 골드를 분할매수 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기에 더이상 희망이 안보인다고 생각하며 삼성중공업과 신주인수권을 전량 매도해버리고 인버스 레버리지, 골드를 분할매수 했다. 신주인수권을 매도하고 다음날인가? 증권사 직원에게서 연락이 와서 왜 신주인수권을 매도해버렸냐는 불만이 날아왔다. 아마도 신주인수권을 통한 신규주식 매수도 자신들의 실적에 관계가 있는 듯 보였다. 그 이후로 그 증권사 직원에게서 종목 추천 등의 연락이 오는 일은 없어졌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보니 참 무식한 투자였다. 잘못 된 점은 여럿이 있었다.

1. 대상승장이라면 테마성+실적이 동시 적용되는 카카오, 네이버 등과 같은 대체수단이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지극히 보수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에 고밸류 주식을 매수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당시와 지금은 지식의 접근도 역시 차이가 있어 무식하던 내 입장에선 어쩔 수 없기도 했다.

 

2. 기왕에 조선주에 투자할 것이라면 삼성중공업보다는 현대미포조선이 낫다. 삼성중공업은 실적면에서도 기술력에서도 업계 하위티어다. 상위티어인 현대중공업. 자세한 이유는 모르지만 변동성이나 실적면에서 현대중공업보다 나은 현대미포조선이 더 나은 선택이었다. 조선주에 투자할 일은 없겠지만 만약 다시금 조선주에 투자하는 날이 온다면 삼성중공업만은 선택하지 않을 듯 하다.

 

3. 투자를 할 때는 좌익적 마인드로 종목을 선정하는 것이 수익률이 우월하다. 삼성중공업같은 중후장대 구태산업에 투자할 이유는 없었다. 이것은 내가 2016년부터 투자와 공부를 반복하며 느낀 것이다. 당시 보수진영에서는 주로 삼성전자, SKT, 현대차 등 안정적인 전통의 강자들을 추천했다. 하지만 좌익진영에서는 성장주-좌익이념정책사업과 관련된 한화케미칼(오늘날 한화솔루션), 유한양행(비재벌제약), 카카오, 씨에스윈드?(이건 기억이 좀 애매하다) 여튼 이런 종목들을 추천했었다. 시간이 지나서 생각해볼 때 변동성측면에서 혁신산업-성장주가 훨씬 우월하다. 그렇기에 상승장 투자를 할 때에 구태산업보다는 혁신산업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수익률이 좋다는 것을 당시에는 몰랐다. 그를 깨달았기에 나는 2020년 배터리, IT플랫폼, 친환경산업에 자본대비 약 300%(나머지 100%는 삼성전자, KB, SKT 등 구태산업. 이건 좀 후회 됨) 배팅을 함으로써 나름 실력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