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과 복기

코로나 마스크 사업하다가 개박살난 세입자 썰

세학 2023. 1. 2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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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마스크 사업하다가 쪽박친 세입자 썰

이번에는 코로나 마스크 사업하다가 개박살난 세입자 썰을 풀어보려고 한다.

그 사업자는 파산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어쩄든 개인 신상을 위해 그가 어떤 사람인가는 언급을 가급적 숨기겠다. 

어쩄든 그 사람은 우리 상가 중 하나에 들어온 임차인 중 하나였는데 2020년 6월경이었나? 마스크 사업을 난데없이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기존에 하던 사업과 유통이라는 측면 뺴고는 전혀 공통점이 없음에도 말이다.

그리고 사업을 한지 얼마 되지 않아 큰 돈을 벌고 있다고 매일 의기양양하게 자랑했던 것이 기억이 난다.

마치 "나는 지금 떼돈을 벌고 있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런 구석탱이에서 벗어나 거부가 될거야. 나를 존경해라" 이런 듯한 말투와 행동이랄까?

불과 몇 개월 전의 태도와 달리 안하무인이었다. 주차장 공간을 혼자 다 쓴다던가, 다른 사람의 주차공간에서 물류 작업을 한다던가 등등 이루 말로 다 할 수 없다.

어찌되었든 그 떄 마스크 가격이 일시적으로 개당 만원 이만원까지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고작 300~500원짜리가 말이다.

나는 그것이 일시적인 수급불안에 의한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당시 문제는 마스크의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다는 것이다. 당시 마스크 원자재는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오고 있었는데 마스크 원자재 가격 역시 웃돈이 붙어 도저히 300~500원에 생산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추정컨대 원가만 수천원은 했을 것이다.

나는 그의 성공을 지켜보며 순간 뒤늦게라도 마스크 매점매석 사업이라도 할까? 생각이 들었지만 수급상황을 지켜볼 때 까딱 재고관리를 잘못하면 재고평가가격 폭락으로 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본래 물류업은 해보았으나 유통업은 경험이 없어 판매처를 확보하는 것도 무경험자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기에 사업을 벌릴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리고 수개월 후, 월세와 공과금이 밀리기 시작했다. 그가 연락을 받지 않기 시작했다.

무슨 인일가 싶어 계속 연락을 취해 알아보았더니 마스크 재고 평가가격이 폭락하여 문제가 생겼다는 것이다. 마스크 가격이 폭등하여 마스크 생산설비도 갖추고, 재료, 완성품 재고도 쌓아놓았는데 마스크 가격이 1000~2000원대로 폭락하여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는 1년정도를 억지로 월세, 공과금을 밀려가며 꾸역꾸역 버티다가 자본, 보증금, 직원 등을 전부 날리고 상가를 비우게 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무능력한 인간이었는가 하면 그것은 절대 아니다. 그는 가장 밑바닥부터 시작해 유통업에서 나름의 성취를 이룬 대단한 인물이었다. 인성이라는 부분을 뺴고 장사라는 측면만 본다면 충분히 존경할만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단 한 번의 판단 착오로 그동안 쌓아올린 사업의 결과물들이 한 방에 무너지는 것을 보며 역시 비즈니스는 쉽지 않다는 것을 다시금 뼈저리게 느꼈고, 나중에 돈이 썩어돌아서 취미로 조그마한 가게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절대 직접 비즈니스를 하지는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

[참고로 나는 치킨가게, 소금장사를 각각 한 번씩 말아먹은 경험이 있음. 손실은 없었지만 시간낭비 정도는 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