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후기

오펜하이머와 일본의 원폭 피해자 코스프레 관련 감상평

세학 2023. 9. 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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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펜하이머와 일본의 원폭 피해자 코스프레 관련 감상평

 먼저 글을 쓰기 전에 몇가지 말해두고 싶은 점이 있다. 나는 일본의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며 개인적은 견해는 그다지 없다. 이 영상의 내용마저도 나는 그냥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1차적인 지식에 대한 접근으로 받아들이고 있으며 이 글 역시 1차적 접근에 대한 감상평을 늘어놓는것 뿐임을 밝힌다.

 

 나는 뉴스나 여론 등을 통해 일본이 원폭에 대해 피해자 코스프레를 하고 있다는 정도는 알고 있었다. 솔직히 그 소식을 듣고 개인적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본은 태평양 전쟁을 스스로 일으킨, 선제공격을 한 전범국인데 패배를 했다는 이유로, 전쟁의 과정 속에서 원폭을 맞았다는 이유로 피해자 코스프레를 한다? 이건 마치 거리에서 쌩판 모르는 사람이 무기를 들고 타인을 선제공격 해놓고선 되려 역공을 당해 피해가 커지자 자신을 피해자로 프레이밍하고 옹호하는 자기최면적인 현상과 동일한 부분을 보인다고 느꼈다. 아... 잠깐... 이거 대한민국 쌍방폭행 현장의 보편적인 형태 아닌가?

뭐 어쨌든 넘어가자.

 

 이 영상을에서는 피폭을 바라보는 일본의 제3자적 관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일본은 태평양전쟁의 전범이면서도 피해자라는 프레이밍을 지속해왔다. 그 프레이밍과 원전의 프레이밍은 궤를 같이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일본은 스스로 전범국이라는 것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는것 같으며 그러한 교육과 사회 프레이밍의 결과는 더욱 공고해지는듯 보인다. 비단 이런 문제는 일본만의 것이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을 비하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어디든지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미국의 군사적 지원을 가지고도 미국이 이권을 위해 지원을 하고 있으므로 이는 전혀 고마울 필요도 없고 오히려 적대시하는 경향이 설문조사에서 드러났었다. 그러나 미국이 철수한 뒤 아프가니스탄은 단번에 탈레반에게 정권을 빼았겼으며 그 과정에서 아프가니스탄 정권의 지독하고 지독한 부패가 확인되었다. 오랜 기간 지속된 미군의 지원이 의미 없었던 것은 그들 스스로 의지가 없었기 떄문이었다.

다른 사례로는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이 있다. 그들은 한국전쟁에 참전하여 한국군과 미군을 선제공격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한국을 해방하려 했다는 프레이밍. 항미원조 프레이밍을 쓰고 있다. 그들은 그들 스스로 한국인을 죽여 없앴음에도 불구하고 그들 스스로는 한국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그랬다는 프레이밍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아무런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

맞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대한민국이나 한반도 역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은 눈에 띈다. 예를 들어 한민족은 평화의 민족이며 단 한 번도 타국을 침공한 적이 없는 한의 민족이라는 이상한 프레이밍 말이다. 그러나 내 부족한 소견으로는 그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내가 모든 역사적 사실을 외우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례를 명확히 제시할 수는 없지만 한민족 역시 수없이 전선 안정화 등의 목적 등으로 남으로 북으로 침공을 했던 역사가 있다. 나는 이러한 관점에서 지금 우리가 알고, 이해하고 있는 역사 중 명명백백히 객관적인 역사가 얼마나 될까 항상 의심하고 있다. 물론 다시 말하지만 나는 일본의 역사 왜곡을 옹호하고자 함이 아니다. 다만 학창시절 역사학자를 꿈꿨던 만큼 그러한 거짓된 역사가 아니라 객관적인 역사가 글로벌에서 보편적인 교재로 사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을 뿐이다.

 

 나는 원자력의 역사에 대해 알지 못했으므로 이러한 사실은 처음 접했다. 대략적으로 추측을 하는 것과 역사적 사실을 인지하는 것은 별개의 부분이라는 관점에서 놀라운 부분이 있었다.

 

 비키니 섬에서 발생된 수소폭탄 실험 피폭으로 인한 일본 어민들의 피해가 있었다는 부분도 나는 처음 들었다. 영상의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사건들이 일본의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프레이밍으로 나아가는데 일조했다고 한다. 어찌되었든 일본의 경우 역시 순수하게 피해자 코스프레만 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일본의 원자력 평화적 이용론에 미국의 여론조장이 있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이 내용을 보고 문득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떠올렸다. 현재는 서방의 수많은 언론사들이 우러전쟁에 대해 보도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교차확인을 하지 않아도 잘못된 정보를 습득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러-우 전쟁 초기, 트위터 등에서 쏟아지던 수많은 속보들은 지금 생각해보면 어느 한 쪽의 입장에서만 쓰여진 거짓정보들이 너무도 많았다. 그리고 그 거짓정보들은 우크라이나를 옹호하는 국내 우파진영과 러시아를 옹호하는 국내 좌파진영, 보수진영의 주장의 근거로 쓰였다. 즉 전쟁이나 이념전쟁이 터지면 그러한 거짓정보를 살포하거나 여론조장을 하는 것으로 실제 여론을 조작하거나 추세를 바꾸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처절히 느꼈다. 그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여론조장 역시 특별히 음모론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이 부분을 보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균형발전이라는 이름을 굳이 붙이지 않더라도 원자력 시설은 불가피하게 지방에 설치될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왔다. 그 원인 지가, 인구 밀집도, 원전 냉각을 위한 수량, 핌피현상 등 다양한 원인으로 원전을 수도 가운데에 짓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경제적 효율도 낮다고 알고 있다. 이는 비슷한 관점에서 보면 많은 교도소 등 혐오시설들이 지방 깡촌에 위치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 사람들은 워낙 경제가 낙후되어있고 인프라 등의 원인과 결과가 연쇄됨으로 인해 경기가 좋아지는 경우가 그닥 없기 때문에 그런 혐오시설이라도 받아들여 지역 경기를 부양시키고자 하는 경우가 꽤 있다. 나는 이러한 것이 개인적으로는 '희생' 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며 각자의 사정에 의한 '선택과 계약' 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내가 계약론자적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기 때문에 그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