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3월 중순, 글로벌 금융위기론에도 채권레버리지 풀매수 하지 않은 이유
나는 어제 꽤 크게 고민을 했다. 계속해서 금융위기론이 나오는 상황에서 채권레버리지를 풀매수해야 하는가, 아니면 조금이라도 더 좋은 타이밍을 잡기 위해 기다려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 말이다.
여러 애널리스트와 전문가들이 말하는대로 향후 약 1년동안 채권에 투자에서 약 30% 미만의 이익이 날 확률은 적다고 생각하고 있다. 시기는 모르지만 언젠가는 경기가 확 기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최근의 은행 디폴트론의 연속은 그 공포심리가 임계점을 슬슬 하나씩 넘기 시작한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이라는 생각에는 약간 의문이 남았다. 왜냐하면 아직 경기지표가 매우 좋은 상황에서 공포심리가 매우 크게 작동했기 때문이다. 증시와 코인시장의 상승 역시 채권매수를 지금 당장 하지 않게 되는 이유가 되었다. 물론 채권가격과 증시가 정확히 반비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포와 희망심리가 정상적인, 다르게 표현하면 일반적이고 정형적이며 일방적인 형태를 띌 때에는 반드시 반비례 했다. 그렇기에 다른 자산가격군이 상승하는 상태에서 채권가격이 동시 상승하는 것이 나는 정형적이지 않다고 느꼈으며 거짓된 시장심리가 판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실로 공포심리가 강했다면 채권가격 상승과 증시하락이 동시에 발생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른 측면으로는 이번 디폴트위기를 겪은 금융기업들의 종류다. 대부분 소규모, 중소 금융기업. 크레디트스위스는 이름값있는 금융사지만 지난 이케고스 사태로 인해 이미 큰 데미지를 입은 금융사다. 즉 다시 말하자면 넘어지지 않을 놈이 넘어진 것이 아니라 넘어질만한 놈들이 먼저 넘어진 것이기 때문에 우리가 생각하는 '당장' '금융위기 발생'과는 다소 거리가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확신은 없었기에 고민을 한 것이다. 추가적으로 당장 금융위기가 발생할 것인가, 아니면 헝다사태나 영국 감세쇼크 때처럼 일시적인 쇼크에 지나지 않는가에 대한 생각 말이다. 나는 후자쪽으로 생각을 했다.
후자쪽으로 생각한 이유 중 다른 하나로는 적극적인 정부/중앙은행의 쇼크 방지책이다. 나는 정치적으로 자유주의사상에 가깝기 때문에 당연히 정부의 개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편향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지금 당장 금융위기'냐 아니면 '긴축을 지속하기 위한 일시 안정책' 이냐를 결정지을 때 중요한 것은 일시적 쇼크가 난 부분을 임시봉합 해주냐 마냐에 달렸다고 생각한다. 바이든 정부, 재닛옐런, 연준, ECB 등은 현재 일시적 쇼크에 대해 적극 대응할 것을 선언하였으며, 음모론적인 시각이지만 현재 디폴트난 은행들을 분산매수하기로 약조한 금융권의 행동 역시 정부가 뒤에서 막후정치를 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즉 정부는 지금 당장 쇼크 난 부분을 고의로 헤집어서 지금 당장 긴축을 중단시키게끔 하는데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어쨌든 일시적인지 아닌지는 몰라도 ECB의 빅스텝 결정 이후 단기적으로 유럽과 미국의 금리는 상승했다. 3월 말 FOMC에서 0~0.5% 인상 중 어떤 결정을 내릴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수준에서 장기물 금리가 고점돌파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졌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현 상황이 일부분 일시적 쇼크로 인지되어 금리가 단기 상승하고, 이후 FOMC와 함께 금리가 높아지든, 높아지지 않든간에 긴축 혹은 금리수준 유지로 인해 리세션론이 강화되며 금리가 하락하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다.
최근 원유인버스레버리지에서 큰 수익을 얻었는데, 그 과정에서 느낀 것은 역시 확신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연준의 긴축 강화론 이후 80달러선의 유가에서 최소한 박스권인 70달러선까지는 유가가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했고, 우연이든 아니든간에 그는 적중했다. 나는 확신이 있었고 시장가로 풀배팅을 했다. 소규모 배팅을 분산하는 것은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내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판단을 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대규모 배팅 역시 의외의 사태가 발생했을 때 손실을 확정짓지 못하고 고집부리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한다. 나는 트레이더라기보다는 역시 거시경제기반 투자가 어울린다는 것을 최근 수개월간의 투자에서 느끼고 있으며 거시경제기반 투자를 장기적 포지션이 아닌 단기적 포지션에서 운용하는 방법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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