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다보면 다양한 상황에 마주친다
대부분의 경우 자신은 원숙하지 못하고 초심자이거나 실수를 할 수 있다
실수를 하였을 때, 과거의 나는 상대방에게 쉽게 사과를 하였다
학창시절 배웠던 일반적인 도덕론에 사람들이 이르기를 "사과하는 사람이 승자" 라는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그러나 왠걸 세상은 먼저 사과하는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았다
먼저 사과하는 사람은 철면피, 외면하는 사람보다 더한 취급을 받게 되며 모든 잘못을 뒤집어쓰기 일쑤였다
상대방은 오히려 먼저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사람을 더욱 잔인하게 공격했다
반면 나이가 들며 더이상 어쩔 수 없다는 심경으로 철면피, 외면 전략을 조금씩 이용하기 시작했을 때
상대방은 되려 사과를 했을 때보다 덜 공격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모른다. 내 가치관에서는 전혀 어긋나는 행동이다
나는 잘못한 일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것이 오래 전 일이라도 상관 없다
나는 지금도 사과하고 싶은 일들이 많이 있지만, 상기한 그러한 사정 때문에 사과하지 못하는 일들도 많이 있다
반대로, 내가 잘못하지 않고 상대방이 잘못했을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잘못했을 때, 과거의 나는 끊임없이 그 이유를 구했다
그러면 상대방은 거의 99.99%의 확률로 자기 자신을 비호하기 위해 되려 얼굴에 철판을 깔고 공세를 취해왔다
결국 상대방이 잘못했을 때에도 그 이유를 묻거나 논의, 혹은 사과를 구하기보다는 그저 외면하는 것이 사회적으로는 더욱 나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은 것같다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도 그러한 일들은 자주 벌어지고 있다.
어떤 사람은 평생 투자를 잘못해왔음에도, 그 문제가 어디서 발생했는지 조언해주자 바로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반박이 들어왔다. 이에 나는 적당히 순응해주며 외면을 함으로써 더이상 불화를 키우지 않는 방도를 취했다. 다른 사람은 내가 질문한 의도와는 별개로 다른 부분에 대하여 나에게 일종의 면박을 주었다. 나 역시 그가 내 질문을 잘못 이해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나 구태여 그에게 잘못된 오해를 풀고자 하며 발생할 수 있는 불화가 나는 껄끄러웠으므로 적당히 외면/수긍하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지었다.
나이 서른 넷.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나이다. 왼쪽 귀로 듣고, 오른 쪽 귀로 흘리라는 말을 끝끝내 부정하던 나였지만 지금 이 나이가 되어서야, 사회생활에 지쳐 나가떨어진 뒤에야, 이제야 그 전략의 유효함을 체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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