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후기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 감상평

세학 2022. 7. 17. 0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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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 감상평

 

이 글은 꼭 쓰고 싶었다.

글을 쓰면서 왜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지, 써서 내게 손해될 것만 있지 않은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이 글의 사회적 영향력은 제로라 할만큼 전무하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종종 이 블로그를 보고 있기에 언제든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글을 굳이 타인이 볼 수 있는 공간에 공개하기로 결정하였다.

 

 제목에 쓰여있다시피 이 글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에 대한 감상평이 아니다.

이 글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신드롬'에 대한 감상평이다.

 

나는 최근 유튜브 쇼츠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 자꾸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페이스북이나 커뮤니티 등에서도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었다. 나는 제목만을 보고 이 드라마가 전형적인 JTBC식 변호사 드라마이지 않을까 싶었고, 평소 드라마에 관심을 크게 가지지 않던 터라 그 사회의 열풍에도 불구하고 나는 끝끝내 고집을 부리며 드라마를 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느 순간, 쇼츠에 수십개씩 뜨는 그 드라마 요약본을 나는 견디지 못한 채 한 편을 보고 말았고, 뒤이어 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쇼츠를 일백개 쯤 보고, 댓글과 여론들을 모조리 뒤져보았다. ADHD 진단을 받은 나에게는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자폐 스펙트럼이의 우영우에 대한 동질감이 다소 느껴졌고, 그 동질감이 느껴지는 만큼 사람들의 반응에서 이상한 점이 진하게 느껴졌다. 그 진하게 느껴지는 역한 냄새가 목구녕에 밀려 올라와 구토감을 참을 수 없을 지경이 되어서야 나는 이 글을 쓸 결심을 하게 되었다.

 

나는 우영우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매우 이상한 점을 느꼈다. 대개 사람들은 실생활에서 혹은 장애를 가진 사람, 부족한 사람, 자폐를 가진 사람, 부상을 당한 사람, 사회성이 모자란 사람 등 어떠한 표현을 쓰던지간에 그 '약자' 라는 대상에 대해서 관대하지 않다. 오히려 잔인하기까지 하다. 혹자는 그것을 네가 어찌 아느냐고 물을 것이고, 나는 그에게 이리 답할 것이다

"내가 그 약자다"

 

보편적으로 겪는 ADHD의 경험을 나는 대부분 겪어보았다. 사회생활 부적응으로 인한 연쇄 순환, 보편적인 대화 불능, 집중의 지속 어려움, 인간관계의 어려움, 지나치게 솔직한 언사를 자제하지 못하는 증상 같은 것들 말이다.

재미있는 것은, 드라마 내에서 우영우의 그 자폐성으로 인한 사회의 멸시, 괴롭힘, 고통 등은 만분지 일로 축소시켜져 있었고, 반면 극히 극소수만이 개선될 수 있는 그 아름다운 이야기만 증폭시켜져 있었다. 물론 드라마는 다큐멘터리가 아니기에 그렇게 현실을 반영할 필요 없음을 나 또한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흥미롭게 지켜본 것은 바로 대중들의 반응이다. 대중들은 우영우를 대개 동정하거나 혹은 되려 아름답게까지 보고 있었다. 우영우의 아름다움은 배우 본인의 연기력과 매력 때문이기에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그를 동정하거나, 이해하거나, 배려하는듯한 내용의 여론은 이해할 수 없었다.

 

대부분의 대중들은 스스로를 우영우와 같은 약자로 포지셔닝하거나, 혹은 우영우를 괴롭히거나 옹호하지는 않는 제 3자 포지셔닝을 하는 태도를 보였다. 일부는 마치 그들이 우영우와 같은 당돌한 사회적 약자와 유사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또한 일부는 평소에 극히 약자멸시적인 성향을 보임에도 불구,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려 한다는 포지셔닝을 취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그 같은 상황을 보면서 지극히 역한 감정이 치솟아오르는 것을 느꼈다.

 

내가 굳이 언급하고자 하는 이들은 후자쪽의 사람들이다. 그들은 평소 약자를 '도태된 사람' '낙오자' '패배자' 와 같은 식으로 불렀으며 그들에 대해 일말의 연민조차 가지고 있지 않던 사람들이다. 그런한 사람들이 우영우를 바라보며, 그 사정을 이해한다는 식으로 말하고 다니는 것을 보며, 나는 너무나도 역겹다고 느꼈다. 그들이 평소 살아온 태도, 방식, 가치관, 행동 등을 생각해 보면 부끄러워서라도 그런 말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보며

'타인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멋진 자신' 에 취해있다고 느꼈다. 그들의 실제 행동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겠지만, 그러한 자신이 가정한 멋진 모습에 취해 나름의 자긍심을 얻는 것으로 내게는 느껴졌다.

 

현재 사회의 곳곳에서는 정신 장애인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사회능력이 모자란 정신 장애인의 패턴에 대해 사람들이 인지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거와 무엇이 다른가 하면, 과거에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사회능력이 모자란 것이 개개인의 노력 혹은 근본적인 요소 부족이라고 판단하는 듯 했다. 그러나 최근 논의되고 있는 여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정신장애인의 사회능력 부족이 그 근본적인 원인에 의해 개선되기 상당히 어렵다는 것, 그리고 그들 입장에서 악의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뇌의 문제에 의해 그 같은 행동을 하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대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가가 정신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또한 그들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나는 그 같은 대중들의 평가에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약자는 약자이기에 약자인 것이고

약자의 비율은 항상 상대적인 것이며

개개인의 개선은 있을지언정 

약자의 전방위적인 입지 개선이 이루어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일부 사람들의 문제인식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인생에서 마주치는 고통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나는 이 드라마가 만들어내는 현상들이 흥미로우면서도 또한 역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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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 나무위키

POINT1. 흥미롭고 사랑스러운 캐릭터가 보여주는 극복의 드라마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영우는 강점과 약점을 한 몸에 지닌 캐릭터다. 영우의 강점은 우리들 대부분이 범접할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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