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1. 전성기가 지난 나이에 힘든 도전을 하는 뚝배기, 소재현 멋지다!
2. 1라운드 뚝배기의 전략은 좋았다. 체급차이를 잘 살렸고, 사이드에 훅을 깔아놓아 정타 발생
3. 1라운드 말, 있었던 클린치 및 난타전은 악수. 뚝배기의 체력 소진
4. 2라운드부터는 1라운드에 보였던 좋은 모습 사라져. 오펜스 레슬링 등은 최악수
5. 추후 뚝배기는 레슬링 커팅 전략, 클린치에서는 단타만 치고 빠져나오는 것, 이번 경기에서 좋았던 사이드에 깔아놓은 훅, 장거리용 로킥, 카프킥 전략 등을 더 보충했으면 좋겠다
뚝배기 사범 vs 소재현 블랙컴뱃2 경기 감상평
전에 썼던 뚝배기 vs 이청수 감상평의 조회수가 올라가는 것을 보고 뚝배기 사범의 경기가 있었다는 것을 추측하게 되었다
나의 추측은 곧 진실이었고, 기쁜 마음으로 뚝배기 사범과 소재현의 경기를 감상하게 되었다
전에 썼던 글에서 말했다시피 뚝배기 사범이 재미있는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타격계통 출신과의 경기가 필요하다. 내가 했던 예상대로, 오늘의 경기는 참 재미있는 경기였다. 경기의 수준이 높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육체적 전성기가 훌쩍 지난 두 사람이 나름의 자긍심과 자존심을 걸고 한 판 대결을 벌이는 그 광경이 너무나도 흥미로운 것이다. 이제와서 저 나이에 UFC를 가겠는가, 벨라토르에 가겠는가. 무리다. 무리라는 것은 알지만, 나름의 자기 위치에서 투기종목이라는 부상을 동반하는 스포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그 어찌 멋있어보이지 않겠는가 말이다.
쓸데없는 서론이 길었다. 본격적인 감상평으로 들어가보겠다.
경기 초반, 내가 처음으로 느낀 것은 뚝배기와 소재현의 체급차이였다. 뚝배기는 적어도 육체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준비를 열심히 한 듯이 보였다. 기술적인 격차는 큰 것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킥은 거의 커트해내고 있었고, 뚝배기는 소재현이 돌아나가는 방향으로 훅을 걸어 유효타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킥이 극진타입에게 데미지를 주기 힘든 것, 사이드로 돌아나가는 것에 대한 대책이 있다는 것, 체급차이로 인한 한 방 한 방의 데미지 차이가 있다는 것이 "혹시... 이러다 뚝배기 이기는 것 아냐? 너무 분위기 좋은데?" 라는 생각을 하게 했다. 다만 불안한 점이 있었다면, 뚝배기가 조금 과하게 힘을 주고 밀어치는 펀치를 친다는 점, 중간거리에서의 킥교전을 통해 체력을 안배하지 않는다는 부분, 그리고 만에 하나 익숙하지 않은 그라운드, 클린치 게임을 소재현이 가져가면 어떻게 될까 하는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1라운드 후반. 경기를 잘 풀어가던 뚝배기가 소재현과의 5:5 붕붕훅 교전을 가져가게 됐다. 뒤에 언급하겠지만, 아마 그 교전에서 뚝배기는 가진 체력을 상당부분 소진해버린 것 같았다. 타격 기량이 콤팩트 하지 않아서, 끊어치지 않았기에 그런식의 교전을 펼치다가 KO를 시키지 못한다면 상당히 불리한 국면에 빠지게 된다. 나는 1라운드 후반부에서 압도적이라 생각했던 뚝배기의 승률을 수정하게 되었다. 만약 뚝배기가 경기 끝까지 중거리를 유지하며, 돌아나가는 소재현을 상대로 훅을 얹어놓고, 장거리에서는 로킥으로 견제정도만 해줬다면 이번 경기에서 뚝배기가 승리할 승률은 현저히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라운드 들어서부터는 3라운드와 흐름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뚝배기의 체력은 1라운드 말에 상당부분 소진한 듯이 보였고, 나름 진전이 있어보였던 상체 움직임도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뚝배기는 본래 유연한 타입이 아닌 것으로 보이기에 상체 움직임으로 회피하는 것은 많은 체력을 소진할 것으로 추정되었다. 어쨌든 점점 줄어가는 타격 횟수, 상체 움직임, 킥 횟수, 사이드로 돌아나가는 것에 대한 통제력 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었고 소재현은 뚝배기보다 훨씬 많은 수의 움직임과 펀치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그다지 크게 체력이 저하되지 않는 것으로 보여 소재현이 얼마나 체력 부문에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 인터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소재현은 뚝배기의 체력 저하를 노렸고, 그 부분은 정확히 맞아 떨어진듯 보였다. 체급차 등으로 인해 KO는 나지 않았지만 2~3라운드는 완패였다고볼 수 있다. 또한 클린치 전략 또한 뚝배기에게 잘못된 선택이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그라운드 전략을 취하고자 했지만 실패했다 하였다. 그러나 타격가 타입이 선제적으로 취해야 할 선택지는 디펜스 레슬링이지 오펜스 레슬링이 아니다. 그가 택해야 했던 전략은 극진식으로 클린치-니킥, 빠져나오며 훅 혹은 킥 이 정도의 선택지이지 클린치게임이나 레슬링을 가져가서는 안됐다. 그 것은 그가 팬들에게 의욕을 보여주는데는 성공했지만, 자신이 승리하기 위한 전략으로써는 분명히 악수였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이런저런 말이 길었다. 뚝배기 사범의 전략 실패에 대해 많이 언급했지만 나는 뚝배기 사범을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나는 나보다 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도전정신을 갖고 있는 뚝배기 사범을 존경한다. 나에게는 이미 모두 불타 사려져버린 심지가 나보다 고령인 그에게 남아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다만 그것과는 별개로 뚝배기 사범은 만약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싶다면 이러한 방향성으로 나아가야 한다 생각할 뿐이다. 뚝배기 사범은 성장을 목표로 아마추어리그를 뛰어 블랙컴뱃을 잠시 쉰다고 한다. 이번에는 소재현 선수가 그라운드 게임에 소양이 없기 때문에 타격가-타격가로써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었지만, 아마리그에선 그라운드를 주로 하는 선수가 많이 나올 것이다. 그렇기에 더더욱 뚝배기 사범은 지금과 같은 전략을 취해서는 안되고, 콤팩트한 태클 커팅 전략, 장거리에서의 견제용 킥(주로 카프나 로킥 정도), 클린치 게임에서의 단타 이후 빠져나오는 전략, 그리고 사이드로 돌아나가는 상대에 대한 훅 깔아놓기를 주 전략으로 채택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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