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프로하츠카(프로하스카) vs 알렉스 페레이라 챔피언전 경기 양상 감상평 UFC 295
감상 전, 내가 생각했던 경기양상
-먼저 내가 생각한 두 선수의 장단점에 대새 써보려고 한다. 알렉스 페레이라는 타격위력이 매우 높고, 생각보다 테크닉, 셋업능력도 매우 우수한 선수다. 다만 그 압도적인 타격능력에 비해 장기전 체력, 맷집은 다소 의문이 남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유리 프로하츠카는 공격력, 변칙적인 스타일에도 강점이 있지만 그것보다 더욱 무서운 점은 맷집이라고 생각한다. 프로하츠카는 원거리보다는 중근, 근거리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인데, 당연히 상대방은 프로하츠카를 중근, 근거리에 들이고 싶지 않아한다. 하지만 프로하츠카는 다소 굼뜬 스피드에도 불구하고 우월한 맷집으로 상대방의 거리를 꺠어나간다. 맷집이 좋다는 것은 얇은 타격으로는 상대방을 묶어둘 수 없다는 소리가 되고, 이는 프레셔의 저하를 불러 일으켜 중장거리, 원거리를 유지하기 쉽지 않게 만든다. 따라서 개인적인 예상으로, 이 경기의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는 중거리에서 온전한 타격능력을 완성시키려는 알렉스 페레이라의 거리를 얼마나 깨부수는가에 있다고 보았다. 즉 션 스트릭랜드, 페레이라 VS 아데산야전에서의 아데산야 공략법에 대한 반대급부가 되리라 생각했다.
페레이라 역시 높은 테크닉과 화력으로 중근거리에서 꿀리지 않는 선수이지만 5:5 중근거리~근거리 타격전에서는 대개 단순 타격력이 높은 선수보다는 맷집이 우월한 선수가 중장기전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경향이 있어 페레이라가 중근거리보다는 중거리, 중장거리를 유지해야 유리할 수 있다고 보았다.
영상을 보며 처음부터 순서대로 감상평 써보기
첫 스타트. 예상대로 페레이라는 중장거리를 유지하고자 하고, 프로하츠카는 중근거리로 들어가기 위해 압력을 가하고 있었다. 다만 프로하츠카가 기존의 경기보다는 다소 경계심이 높다고 느꼈다. 아마 페레이라의 공격력을 경계한 것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주 그림같이 멋있는 장면이었다. 페레이라는 프로하츠카의 태클 페인트에 대응해 스텝을 크게 밟으며 백스텝하기보다는 다소 적극적인 대응을 했기에 오히려 태클 페인트-어퍼 콤비네이션에 당하게 되었다. 여기서 다소 의문이 있었던 점은 왜 프로하츠카의 태클에 기민하게 반응하지 않았는가인데, 아마 그 상황이나 프로하츠카라는 선수가 적극적으로 태클을 취할것이라는 가정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반응이 늦은 것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다행히 페레이라의 데미지는 대단하지는 않았고 일단 정비를 하기 위해 거리를 잠깐 벌리는 방식으로 프로하츠카의 후속타 위협에서 벗어났다.
이후 프로하츠카가 가벼운 카프킥을 던졌는데, 이 부분에서 약간 의문이 든 부분은 페레이라가 평소보다 킥 비중이 낮다는 것이었다. 아마 1라운드의 프로하츠카의 화력을 경계해서 초반에는 킥 비중을 낮추는걸까?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바로 킥복싱식 하단 되돌려주기 패턴 ㅋㅋㅋㅋㅋ
그런데 그 가벼운 일격으로 프로하츠카는 슬립다운을 당해버렸다. 실제 위력이 있었을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선수 본인만이 알 것이고,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힘을 빼고 유연한 움직임을 하는 선수들이 스텝 와중에 로킥이나 카프킥을 맞고 넘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어 그런 케이스가 아니었나 생각해보았다.
이후에도 한번 더 카프킥. 프로하츠카의 반응이 나쁘다. 페레이라의 특장기인 카프킥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걸까?
다시 한 번 태클페인트에 이은 오버핸드 접근방식. 하지만 이번에는 내가 이 상황에 해야 한다는 방식대로 한번 쭈욱 빠져 다시금 거리를 재정비하는 페레이라.
카프킥이 계속 정타로 터진다. 반응도 나쁘고, 데미지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신중한 접근방식을 버리고 적극적으로 몰아넣어보려는 프로하츠카. 중장거리에서는 대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중장거리 교전상태가 잠시 발생하자 다시금 터지는 페레이라 시크니쳐. 이건..... 위험하다. 프로하츠카의 반응을 보면 다리에 데미지가 없을 수가 없다. 선택권은 이미 좁아졌고, 남은 선택지는 진공 뿐이다. 중거리를 유지하면 필패라는 것이 이미 확정된듯 하다. 이후에도 카프킥을 맞으며 휘청이는 장면은 계속 나온다. 사실 카프킥은 타점이 매우 낮아 킥캐치를 하기 쉽지 않다. 특히 프로하츠카는 특별히 기민한 움직임을 가진 선수도 아니기 떄문에 더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이후 페레이라의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피하고, 그대로 태클. 정석패턴이다. 중장거리에서는 싸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으니 근거리 더티파이팅을 하던가, 태클을 섞어주는 선택지밖에 남지 않았다.
케이지에 밀어넣는데까지는 성공했지만 페레이라의 반응이 특별히 나쁘지 않다.
이후 잠시 벽에 밀어놓고 쉬던 프로하츠카가 다소 똥힘으로 돌려내어 테이크다운 성공.
자. 여기서 프로하츠카는 어떤 선택을 할까? 하프가드가 완전히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대로 상체를 들어 파운딩? 아니면 다리를 빼내어 사이드로 가던가, 아니면 풀마운트를 노리는 행동?
프로하츠카는 상체를 들어올려 파운딩과 엘보를 택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떄문에 그도 좋은 선택이었을 것이다.
파운딩을 잠시 허용하며 위험한 장면도 있었지만 이내 엉덩이를 사이드로 빼내며 스탠드업. 이후 밀어내며 원투. 경량급 기준에서 보았을때 페레이라의 그라운드 디펜스가 특별히 좋다고는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상대가 프로하츠카. 타격 기반의 선수였기에 충분히 먹힐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페레이라가 엉덩이를 옆으로 뺐을 때 바로 반응해 따라갔어야 했는데 타격 기반의 선수라 그런지 반응이 늦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프로하츠카가 얀이나 테세이라보다 그라인딩이 뛰어난 선수일리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전만 고집하는 것보다는 훨씬 페레이라의 체력에 데미지를 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2라운드. 선제공격이 거의 없던 페레이라의 잔스텝 압박이 시작됐다. 원투도 한번 중장거리에서 가볍게 쳐보지만 애초 맞출 생각이라기보단 압박의 일환으로 보였다.
프로하츠카의 시그니쳐 레벨체인지 어퍼를 경계한 페레이라가 카운터성 하이킥으로 견제. 역시 엘리트 킥복서. 그리고 반복되는 카프킥 찜질. 생각보다 중장거리 타격능력의 차이가 크다. 프로하츠카는 특유의 장점인 중근~근거리에서의 진득한 압박을 전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후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은지 프로하츠카가 이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을 연출해낸다. 고개숙이고 오버핸드-태클페인트-레벨체인지 어퍼-상대방의 손잡고 니킥하며 케이지 밀어넣기-한 손으로 상대방의 퇴각로를 제한하는 장면까지. 이제 페레이라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 상황에서 맞받던지, 아니면 프로하츠카가 강제한 반대 방향으로 빠져나가는 위험을 감당하던지. 당연히 프로하츠카는 나가는 방향으로 따라가며 훅을 깔아놓을 것이다.
페레이라가 잠시 맞붙는 결정을 해보았지만 반응이 나쁘다. 내 개인적인 생각에 페레이라는 콤팩트하지 않은 질척한 5:5 중근거리 교전에서는 다소 성능이 나쁘다.
상황이 유리함을 느낀 프로하츠카는 지난 여러 경기에서의 필승패턴을 수행한다. 바로 케이지 중근거리에 밀어놓고 지속적으로 상대방을 압박하는 것이다. 정석적인 킥복서는 이렇게 케이지에 밀어넣는 상황에 취약하다.
1라운드에서 고전하던 프로하츠카, 하지만 2라운드 들어 방법을 찾았다. 2라운드는 프로하츠카의 우위. 남은것은 케이지에서의 질척한 교전상태를 유지할 수 있느냐다. 반대로 프로하츠카가 조심해야 할 부분은 카운터. 이제 남은것은 프로하츠카의 압박능력과 중근거리 압박을 유지하는 프로하츠카에게 위력있는 카운터를 먹일수 있는가이다. 어차피 태클이나 클린치를 통해 밀어넣으며 시행하는 더티복싱 등은 프로하츠카의 주요 패턴이 아니고, 프로하츠카는 근거리보다는 중근거리에서의 압박을 선호한다. 카운터 기회는 없지 않다.
그리고 클린치를 풀어내자마자 케이지 중앙에서 프레셔를 가하는 페레이라. 이 양반 밀리면 죽는다는 것을 이해한듯 하다. 파이트 IQ가 높은 양반이라고 생각한다. 카운터를 쳐도 케이지에서 치는것보다 중앙에서 빠지면서 치는 것이 익숙하고 쉽다.
폭풍전야. 페레이라의 가벼운 스트레이트 셋업 이후 로킥(카프)주고받기. 프로하츠카가 밀고 들어가지 않고 빠진다는 것은 뭔가 압력이 있다는 소리다. 페레이라가 뭔가를 결의한듯 싶다.
압력에 밀려서는 답이 없는 프로하츠카. 오버핸드로 진공. 이번에는 페레이라의 반응이 나빴지만 가드가 있어 치명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다시금 오버핸드 패턴으로 케이지로 몰아넣으려는 프로하츠카에게...
그림같은 카운터. 프로하츠카의 생존형 태클
하지만 계속되는 엘보를 견뎌내지 못하고 경기가 끝나버린다.
총평
-생각보다는 조금 싱거운 결과가 나와버렸다. 물론 페레이라야 워낙 대단한 엘리트 킥복서이기 때문에 타격전에서 밀리는 것을 전망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프로하츠카의 필승패턴인 밀어놓고 질척하게 압박하는 패턴이 장기 지속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그 원인 중 하나는 페레이라의 타격능력을 우려해서 그런 것으로 보이고, 중장거리에서의 타격교전 능력이 생각보다 너무 차이가 컸다. 그 중에서도 특히 카프킥. 마지막에는 프로하츠카가 한두대 맞아준다는 식으로 오버핸드성 진공을 했지만 타이밍을 이해한 페레이라의 더킹-훅카운터로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어버렸다.
물론 페레이라도 위험한 장면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예상보다는 훨씬 콤팩트한 경기 양상이 나왔다. 콤팩트한 경기 양상이 발생할수록 페레이라에게 유리한 상황임을 고려했을 때, 프로하츠카가 콤팩트한 경기 양상을 방해하는 것을 필승패턴으로 가져가는 선수라는 것을 생각해볼 떄 페레이라의 타격능력과 압력이 시청자가 보는 것보다 훨씬 대단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프로하츠카는 원래 스피디한 파이터가 아님은 알고 있었지만 생각보다 더 느렸고, 좀비파이팅을 필승패턴으로 하는 선수가 극도의 하드펀쳐를 만났을 때 이런 방식으로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을 것이다. 문제는 만약 비슷한 유형, 혹은 같은 선수를 다시 만났을 때 어떻게 문제점을 개선하는가이다. 레슬링, 클린치 능력을 강화해 그라인딩을 하는 것이 가장 정석적인 방법인데, 스피드가 느린 좀비 타격가 유형의 선수가 오펜시브 레슬링을 강화한 사례가 그다지 생각나지 않는다.
기타 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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