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견

학습과 검증. 의심과 검증은 학습의 저해요소일까?

세학 2021. 6. 21.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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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인간에게는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바로 학문을 바로 인정하여 습득하지 못하는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대개 지식의 습득이라는 것은 타인이 연구 혹은 조사 혹은 결론을 낸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기본이다. 그것을 기본으로 확장해나가고 반박해나가는 과정이 대개의 학습과정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 대학, 대학원, 정치인, 전문가 등의 발언 등 수많은 매체들 책. 수업. 교수 강의 같은 것을들 그대로 받아들여왔을 것이다.

 

여태껏 수많은 토론/논쟁들을 해왔을 때, 타인이 나에게 내놓는 데이터 혹은 논지 전개 방식을 보면 거의 99.9%가 그런 방식이다. 누가 말했다. 전문가가 말했다. 정치인이 말했다. 학자가 말했다. 어떤 책에 쓰여있었다. 어디 언론에 나왔다. 이런 식이다. 그러나 나는 여태껏 살살며 보니 그러한 태도에 큰 문제가 있음을 느꼈다.

 

물론 대개의 경우는 그것이 맞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 대한 평판이 나쁘다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더럽게 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돈다면 그 소문은 대개 맞을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교수가 달러와 금은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고 강의한다면 일반적으로는 맞을 가능성이 높다(물론 구체적인 상황이 있겠지만)

예를 들어 어떠한 재테크 서적에 금리가 최고점이 아닌, 상승하는 과정에는 금리 상승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실일 확률이 높다.

 

그러나 반대의 경우도 많다.

예를들어 어떤 학자의 경기 전망중에는 맞는 것도 많지만, 30% 가량은 항상 틀려왔으며, 어떠한 유명 주식 유튜버의 경제 강의는 쓰레기인 경우도 많고, 어떠한 부동산 유튜버는 폭락만 지속적으로 이야기하지만 구독자가 수십만에 이른다.

나는 여태껏 살아오며 그러한 경우를 매우 많이 겪어왔다. 전체 대비 확률로 치면 50%는 안되겠지만 그렇다고 10%~30%라고 줄여서 말할만큼 적지는 않았다.

 

나는 지식의 부족으로 잘못된 정보를 수용, 실험화는 과정에서 수많은 실패와 잘못을 겪어왔고, 극도의 의심에 빠졌다. 상대방의 정보가 진실이 아닐 확률이 거의 반절에 수렴한다는 의심 말이다.

확률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케이스가 매우 다수이며, 그 높은 확률의 케이스로 인해 내 인생이 데미지를 입어왔다는 것이다.

 

나는 나이를 먹어가며 점점 의심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대개 아군의 주장은 맞고, 적군의 주장은 틀린 식이라는 방식을 쓰지만, 나는 아군의 주장마저도 검증해야 그제야 안심이 된다. 애초에 아군이 있다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더더욱 데이터에 집착하고 인문학적 발언들은 대부분 흘려버린다.

 

이러한 점은 지식을 습득하는데 매우 큰 문제가 되었다. 예를 들어 어떠한 경제 관련 서적을 보아도, 끊임없이 떠오르는 의문을 해소해야지만 다음 장으로 넘어갈 수 있다.

고작 몇백페이지에 불과한 보통의 두께의 경제 관련 서적을 보는데 나는 수 개월이 걸렸다. 옛날 학창시절 같았으면 하루만에 읽었을 그런 서적을 말이다. 왜냐하면 그것을 모조리 검증하느라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다.

그 책은 채권과 인플레이션 관련 서적이었고, 나는 글로벌 지표를 모조리 내가 직접 찾아내어 책과 대조해 정합을 이끌어내었다. 거의 전부는 맞는 말이었고, 일부 틀린 말은 넘겨버렸다. 그리고 나는 그 이후에야 그 책의 지식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나는 그러한 성향으로 인해 구체적인 설명이 되어있지 않은 지식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기억 속에 저장되지도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해하지 않아도 암기할 수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구체적인 설명이 되어있지 않은 문장이나 말을 이해하기 위해 배경지식과 배경데이터를 별개로 조사해야만 해당 데이터가 머릿속에 입력되기 시작한다. 참 불편한 성격이고 강박이다.

 

내가 만약 다른 사람들처럼 의심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더 많은 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지 않았을까?

 

스스로의 검증 절차에 따른 비용과 시간을 소요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오래된 생각을 오늘에서야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