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선택의 자유와 자기결정권
수도권 이야기는 잘 모르므로 하지 않겠다. 철저히 지방의 사례를 중심으로 노동선택의 '자유' 라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우리나라 사람들은 흔히 노동시장에서의 '자유'가 없다고 한다. 그 말에 일견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분명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에는 그 부족한 사회적 권리로 인해 노동 선택의 '자유'가 침해받는다. 예를 들어 임금은 그대로인데 일은 추가로 시키기도 하고, 공정치 못한 책임을 끌어안는 경우도 있고, 휴가조차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며 근무시간 조정 역시 개개인의 선택의 자유따위는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번에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은, 노동시장 진입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노동시장 진입 전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단 실례를 들어보자.
교육을 받지 못한 고졸 정도의 남성 노동자가, 내가 사는 지방에서 선택할 수 있는 수단은 몇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이하의 예시는 일반론일 뿐이니 예외나 다른 대우가 존재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모텔 청소/카운터
급여 150~200 선(풀타임 기준)
근무시간 10~12시간
월 26~28시간 근무
식사시간 따로 없음
복지 따로 없음
휴가 따로 없음(부득이하게 빠질 경우 급여 삭감)
청소의 경우 잘 되는 매장과 안되는 매장의 근무 강도가 매우 큼. 잘 되는 모텔이라고 해서 특별히 급여가 높지는 않음. 최근에는 노동권익요구가 큰 한국인보다 외국인을 선호하는 경우도 있음
비택배 물류 노동자
급여 200~280~350(10~12시간 기준)
근무시간 10~12시간
식사시간 약 1~1.5시간
월 26일가량 근무
경력이 쌓이면 연차 월 1~2회정도 주기도 함
복지 대개 따로 없음
편의점
급여 최저시급의 70~80% 수준. 최대 100% 수준까지 주는 곳도 존재는 하지만 적음
근무시간 3~12 시간
식사시간 따로 없음
근무일수 4~30일
복지..... 사장님이 허락하면 페기 공짜로 먹기?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요기요류플랫폼 배달알바
급여 성과제로 지방 기준 최저시급 40%~200%
근무시간 자율(플랫폼 평가 점수 떨어질 수 있음)
식사시간 자율(플랫폼 평가 점수 떨어질 수 있음)
근무일수 자율
복지 전무
우유 배달 알바
급여 월 30~60
근무시간 3~6시간 가량
식사시간 없음
근무일수 월 12일 정도
복지 전무
반찬 배달 알바
급여 최저시급~1만원 수준
근무시간 3~10
식사시간 따로 없거나 30분 가량
근무일수 평균 22일
복지 남은 반찬 주는 경우 있음. 식사 제공하는 경우 있음
풀타임 중국집식 배달 알바
급여 300
근무시간 12
식사시간 중간중간 틈틈히
근무일수 월 28일가량
복지 중식 가끔 제공
풀타임 치킨집식 배달 알바
급여 200~250
근무시간 10 가량
식사시간 중간중간
근무일수 월 26일가량
복지 해당 음식점의 상품 가끔 제공
너무 많으니 대충 이정도만 해놓고 이 편차를 한 번 기재해보자
청소/물류/배송/배달/서비스
급여 월 30수준~300수준
근무시간 일 3시간~12시간
근무일수 월 8일~28일
복지 전무~식사 제공 등
근무 강도 및 직장 억압수준 천차만별
이 좁고 작은 노동시장 안에서도 천차만별의 직업 선택이 있다. 풀타임(10~12)시간 기준으로도 월 150을 받는가 하면 300짜리 일이 있기도 하다. 직장에서 식사시간도 없을 정도로 압제를 받는가 하면 어떤 곳은 1시간 이상의 식사시간을 제공받기도 한다. 어떤 곳은 한 달에 28일을 강요하기도 하고, 심지어 휴가따위는 존재하지도 않는다. 이러한 상황에서 왜 사람들은 자신들의 직업을 선택하는 것일까? 예를 들어 모텔 청소의 경우 월 급여 150~200 수준으로 매우 열악하고 근무시간도 길고, 근무강도도 강하며, 휴가도 거의 없다. 그런데 왜 그 열악한 모텔 청소를 택하는 것일까? 근무 일수도 적고, 급여도 더 많으며, 근무 강도도 약한 배달일이나 일반 물류일을 하지 않고? 그리고 또한 왜 사장들은 동일한 기준으로 노동자를 고용하지 않을까? 월 250, 일 10시간 근무, 월 26일, 연차 존재, 식사시간 1시간 이렇게 균일된 기준으로 노동시장은 왜 생성되지 않을까? 균일된 기준으로 생성되지 않은 일자리는 모두 나쁜 일자리이며, 죄악이고, 죄업이며 자본가의 노동착취일까?
아니다. 모두 아니다.
노동시장의 수요와 공급이라는 것은 정의와 죄악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가지고 있는 달란트와 상황, 해당 직업, 사업장에서 생성해낼 수있는 한계부가가치, 인플레이션 등등 복잡한 요인에 의해 생성되는 것이지 어떠한 일관된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바로 이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노동시장의 계약과 진입 이후 부당한 대우를 많이 받을 수 있다는 점은 분명 공감하고 또한 개선되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나는 계약론자로써 최소한 사용자와 노동자가 계약을 이행하는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러한 시장 구조 속에서 노동자의 '자기선택권' 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절대적으로 부정한다. 상기하였듯이 노동자에게는 노동시장 진업 전, 수많은 다양한 대체기회들이 존재했다. 같은 물류시장에서 일하더라도, 택배시장같이 엄청나게 강한 강도와 비교적 조금 더 높은 임금. 아니면 비택배 물류시장같이 평범한 임금과 비교적 약한 강도의 다양한 일자리들이 존재한다. 이러한 시장 속에서 개개인은 자신의 '자기결정권' 을 행사하여 자신의 달란트와 입지, 상황에 맞는 직업과 직장을 선택해 계약을 이행하는 것이며 이는 정부가 통제하고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더더욱 자유롭게, 그리고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한 불만과 오해. 그리고 억제, 압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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