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과 복기

아프리카 출신 흑인 세입자 받은 썰

세학 2023. 3. 5.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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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출신 흑인 세입자 받은 썰

 

오늘은 생각만 하며 벼르고 벼르던 썰을 써보려고 한다. 우리 집에 새로운 새입자가 들어왔는데 놀랍게도 흑인이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고, 잘 기억나지 않지만 20대 후반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디 출신이냐고 물으니 가나 옆 조그마한 나라라고 한다. 외국인 등록증이 있어 그것만 사진찍어 두었고 불편할까봐 괜히 캐묻진 않았다.

 

처음엔 조금 걱정을 했다. 얼마 전 중동출신 외국인 노가다크루를 받았는데, 방을 십수명이 같이 쓰는 것은 물론, 쓰레기더미가 넘쳐날정도로 더럽게 살며,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방에 있으면 종일 우퍼스피커를 틀어놓고 잼베? 비슷한 것을 두드리며 노래를 부른다. 어느 정도냐면 옆에 사는 내 집에 하루종일 우퍼가 둥둥둥 하며 울릴정도다. 하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가 몇 번 좋은 말로 부탁을 했으나 씨알도 먹히지 않아 그 다음부터는 조금 더 강한 어조로 말을 했고, 그들은 부당하다고 느꼈는지 그 후 한달쯤 뒤에 방을 비웠다.

 

그런 일이 있는 이후의 일이었기에 사실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것은 조금 불안감이 있었다. 하지만 공실을 줄이기 위에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었기에 일단 받아들이기로 했다. 직업은 대학원생+영어강사 인듯 하다. 차도 멀끔하게 경차를 타고 다니고 처음 보았을 때 옷차림이라던가 말투 등 교양적인 부분을 보았을 때 전에 왔던 중동 노가다크루와는 급이 다르다는 것을 초면에 알 수 있었다. 나는 안심하고 그 세입자와 계약을 했고, 지금도 그 외국인을 받아들인 것은 그리 문제되는 결정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임대업을 10년 넘게 운영 하며 수많은 일들이 있었다. 밝은 세계에 사는 사람들은 만나지도 못해 볼 온갖 인간쓰레기들을 만나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쓰레기들에 비하면 이번 외국인은 너무나도 감사한 수준이다. 물론 문제가 될만한 점도 몇 가지 있지만 그 정도의 것들을 전부 타박하고, 불편해했다간 임대업이라는 것을 장기운영 할 수도 없다. 그냥 그러려니 할 뿐이다.

 

세입자 특징

1. 아프리카계 흑인

2. 나이는 약 20대 후반

3. 직업은 대학원생 + 영어강사

4. 한국어 70~80% 정도는 알아들을 정도로 한국어를 잘 함

5. 자신이 원하는 말의 약 60~70%는 한국어로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며 모르는 말도 번역기를 통해 의사소통 할 수 있음

6. 경차를 몰고 있고, 방을 꾸미는데 초창기부터 약 300~400가량의 돈을 쓴 것을 보면 소비성향이 나름 꽤 있고, 저소득층 특유의 저소득저소비 생활 경향이 그다지 없음. 그 정도의 생활수준이면 자국에서는 나름 상류층 이상 아닌가? 하는 생각을 많이 했음

7. 집안에 파워리프팅렉을 설치해 놓았는데, 바를 렉에 쿵쿵거리며 내려놓는 것 같음. 퇴근한 이후에는 밤~새벽을 가리지 않고 쿵쿵거리는 소리가 들려옴

8. 월세는 밀리는 경우가 그닥 없고 본인이 먼저 입금함

9. 이번 전기료 폭등으로 인해 약 30만원 나온 가스+전기료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함

10. 초창기에는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았지만 몰라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며 좋은 말로 몇 번 눈치를 주니 정상적으로 처리하기 시작함(정상적인 요구를 해도 무시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부분은 상당히 긍정적)

11. 처음에 혹시 그쪽에 불리할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계약기간을 짧게 잡자. 나 좋으라고 그런 것이 아니라 중간에 나가게 될 경우 잔여분의 임료를 지불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득하였으나 무조건 장기거주를 외치며 계약기간을 2년으로 설정함. 아마 넓이대비 임료가 우리 집만큼 싼 집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생각. 한국인의 경우 대개 임료가 비싸더라도 옵션이 좋은 집을 선택. 하지만 외국인의 경우 임료가 저렴한 대신 옵션이 적인 집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