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후기

블랙컴뱃의 무림풍 오디션 결과. 블랙컴뱃의 은가누, 야차 VS 오일학 패배에 대한 생각들

세학 2024. 6. 11.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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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컴뱃의 무림풍 오디션 결과. 블랙컴뱃의 은가누, 야차 VS 오일학 패배에 대한 생각들

 

야차에 대한 생각

-내가 야차를 처음 접하게 된 것은 아마 대화이트베어전의  2전 쯤 전이었던것 같다. 당시 야차는 매 경기 상대방을 압도적으로 초살내는 무시무시함을 보여주었다. 하도 초살초살거리길래 경기들을 보았지만 스킬 측면에서는 특별함을 느끼지 못했다. 스킬에서 특별한 우위가 없더라도 압도적인 피지컬로 찍어누르는 느낌이었다.

 

이후 화이트베어(최원준)이나 딥과의 경기 등을 보아도 같은 느낌이 들었다. 타격스킬 자체는 특별하다는 느낌은 못받았고 상대방 대비 압도적인 맷집과 피지컬적 타격능력으로 상대방을 찍어누른다는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론 VS 최원준 전에서 최원준은 판정승을 하고도 안와골절로 블랙컴뱃 대표 선정 오디션에서 탈락하기까지 했다. 체급은 다르지만 마치 은가누와 유사한 사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은가누 역시 최근의 복싱경기에서 KO패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의 압도적인 피지컬에 대한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있었다. 최근 다소 명성을 잃기는 했지만 그래도 챔피언레벨의 타이슨 퓨리마저 은가누를 눕히지 못했기에 그의 피지컬에 대한 리스펙은 끝을 몰랐다. 하지만 은가누도 역시 인간이었고 그 끝을 모르던 피지컬의 향연도 이제는 고령화와 함께 KO패를 통해 끝을 맞이하러 나아가고 있다.

 

야차의 이번 패배는 나름 충격이었다. 디시나 격투 커뮤니티에서 무림풍 오디션 영상이 퍼지기도 전에 야차가 압도적으로 패배했다는 소문은 진즉부터 돌고 있었다. 나는 소문을 소문 자체로만 인지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밝혀질 사실을 기다리고 있었고, 그것이 오늘 영상으로써 확인되었다. 야차가 불패의 무적초인 이라고 생각했기에 패배한 사실이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 아니라 그의 인자강력이 꽤나 이른 시간에 부숴져버렸기에 충격으로 받아들인것 같다.

향후 야차가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일까. 다른 선수들이나 커뮤니티에서 대개 내놓은 이야기들이 정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타격 스킬을 늘리고, 그래플링 역시 추가한다. 뭐랄까. 당연한 소리다. 하지만 결과론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라는 측면만 보면 야차는 팬들에게나, 나에게도 특별히 개선되었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매 경기 어떤 결과를 내던 피지컬로 찍어눌렀다는 느낌밖에 없었다.

앞으로 야차의 인자강력은 과거보다 더욱 강력하게 시험받을 것이며, 한 번 부숴진 망치는 다시금 그 내구도를 시험받게 될 것이며 상대 선수들로 하여금 과거와 같은 120% 수준의 두려움을 선사하지 못할 것이다. 상대 선수들은 조금 더 자신감을 가지고 타격을 내뻗을 것이고, 이와 관련된 여러 요소들은 타격전에서의 리스크를 늘릴 것이다.

 

나 같은 범부나 2~4류 선수들과 1류 선수들의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믿어왔던 부문에서 한계를 모르고 치솟아 오르다가 지옥에 처박힌 뒤, 그 한계를 더이상 뛰어넘지 못하고 역사의 그늘에 덮여 끝도 모르고 추락하는 자도 있을 것이고, 반면 추락 이후 자신의 단점을 멋지게 보완하여 진화하는데 성공한 이들도 있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마카체프처럼 무리한 어드밴스 이후 카운터 훅에 KO를 당한 경험을 기반으로 무리한 어드밴스보다는 원거리에서의 견제, 카운터성 타격, 무리한 상대의 진공에 대한 카운터 공격, 태클을 치더라도 투와 함께 하는 태클 등 무리한 어드밴스에서 파생되는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방식으로 스타일을 발전시킨 사례도 있다.

정찬성 역시 무리한 어드밴스와 중근거리 난타전을 즐기는 선수였지만 조지루프전 하이킥 KO 이후 나름대로 콤팩트한 타격을 정착시키려고 노렸했고, 그것은 UFC에서 비약적인 타격능력의 향상으로 이어졌다.

찬스 선수를 보자. 찬스 선수는 광남, 다이스케 선수와의 경기에서 결과적으로 타격전에서 트러블을 일으켰다. 스킬적인 문제도 있겠지만 의외로 찬스 선수의 턱이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많고, 나 역시 상당부분 동의한다. 그 이후 찬스 선수는 상대의 장점으로 상대를 찍어누르겠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타격가에서 개비기 그래플러 중점 스타일로 변화했고, 이는 실제 결과에 매우 유효한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하며 그 선택 역시 선수로써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테크니컬한 선수를 좋아하기 때문에 야차 역시 특별히 좋아하진 않는다. 하지만 블랙컴뱃의 역대 내부인사 중 최강의 피지컬을 지녔던 야차라는 선수가 이대로 망가지는 것이 기껍지는 않아 씁쓸한 마음에 이런 글을 남겨본다.

 

무림풍 오디션 스파링들에 대한 생각

-블랙컴뱃은 해외 단체와의 대표전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지난 DEEP과의 경쟁에서도 외부인사(코리안 모아이 김민우 등)을 끌어들인 사례가 있고, 이번 역시 그러했다. 외부에서 선수를 수혈했기 때문에 당연히 블랙컴뱃은 외부 선수들로부터 간접평가를 받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로드FC의 챔피언급 선수 황인수와 그에게 패배한 오일학과의 경기는 야차뿐 아니라 블랙컴뱃의 전반적인 선수 레벨을 간접평가하게 되는 상황일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 결과는 무림풍 오디션의 결과로써 증명되었다. 검정 입장에서 내부 인사들만 싸돌고 가는 것은 영원히 블랙컴뱃의 수준이 낮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무리 블랙컴뱃이 경기 레벨보다도 엔터테이먼트적인 부분에 중점을 둔 격투기 엔터테이먼트라 하더라도 격투기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상, 블랙컴뱃이 지향하는 향상성을 고려하면 언젠가는 블랙컴뱃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는 것을 지향할 수밖에 없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무림풍 오디션은 매우 효과적이었고, 과거 블랙컴뱃에서 흥미를 느끼게 해주었지만 안타깝게도 실력은 국내 1티어가 아니었던 선수들은 하나씩 자연스럽게 자리를 내어주게 될 것으로 보인다.

 

나는 개인적으로 경량급 선수들의 경기에는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다. 저 정도면 과거 10~20년 전 한국 격투기에 비해 엄청나게 발전했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선수들의 평균 레벨이 올라간 만큼, 블랙컴뱃이 해외를 제외하고도 국내에서 김수철과 같은 최상위 레벨에 속하는가에 대해서는 상당히 의구심이 드는 경기력이었다. 다만 상대적으로 중량급의 경기들에서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물론 격투기는 언제나 상대적인 것이기에 그냥 보기만 해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중량급에서 저 정도의 스킬, 저 정도의 스피드, 저 정도의 타격력이 과거에 내가 생각했던 평균 레벨에 비해 현저히 높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오일학 선수의 경기는 야차 선수와의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고, 향후 블랙컴뱃의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는데 일조하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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