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바꾼김에 써보는 과거 일화
내가 운동을 그만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그 중 한가지 트라우마를 만든 계기를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는 과거 바깥생활을 했고, 홀로 활동하며 마음껏 폭력을 휘둘러왔다. 나름대로의 명분은 있었지만, 정상 사회인으로써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전혀 명분이 없는 복수극에 지나지 않았다.
어쩄든 나는 먹고살기 위해 도장 사범수련생활을 했고, 거의 2년정도가 지나 물이 올랐을 때였다. 저 멀리 원정을 떠나 종목을 가리지 않고 겨루기를 하며 패배한 적이 없어 한창 기고만장해 있을 때였다.
당시 내 스펙은 거창한 정도는 아니지만, 윗몸 일으키기 2분 기준 148개, 팔굽혀펴기 삼두자세로 128개, 장거리달리기 500명중 7등, 단거리달리기 500명중 30등 정도 되었다.
그 일반인 치고 넘치는 신체능력으로 마음껏 검무를 휘둘러 대었는데, 어느날 일이 터지고 말았다. 실수로 수련생의 이빨을 전부 날려버린 것이다. 과장이 아니라 몇개 빼고 전부 날려버렸다.
그 과정을 설명하면 이렇다.
당시 수련생들을 일정한 거리로 벌려놓고, 검무 수련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거리를 벌려놓았기 때문에 상호간에 검이 닿지 않는 상황이다. 나 역시 불안감을 갖지 않고, 앞으로 전진하며 장거리 회전-횡베기 동작을 수련생들과 같이 시연했다
그런데 아뿔싸.
아뿔싸... 내 인생을 크게 흔든 그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내 우측에 있던 수련생이 전진을 하는게 아니라 좌측으로 이동하고 말았다.
당시 위치를 설명하자면 내가 0이라는 위치에 있을 때, 해당 수련생이 우측 전방에 있었다. 나는 신체능력이 좋아 한바퀴만 뛰어도 수련생들의 3~5배를 전진하였고, 수련생을 1배를 전진하였다. 그런데 그 수련생이 하필 좌측으로 이동하며, 본래는 닿지 않아야 할 내 검에 입 부위를 맞은 것이다.
그 결과는 이빨이 모조리 날아가는 결과가 된 것이고.
사실 그 이후 당시 관장님이 대부분의 처리를 했기 때문에 처리 결과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도장 보험으로 처리 했다고 들었다. 나는 미안한 마음에 그 수련생을 챙겨주려고 무진 애썼지만, 어쩄든 트라우마는 남았다.
타인을 상처입힌 것에 대한 트라우마는 아니었다. 그러한 경험은 과거 길거리 생활을 했을 때 수없이 있었다. 내가 가진 진짜 트라우마는, 길거리 부랑자로써 타인을 폭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인으로써 타인에게 상처를 입혔을 때 내게 다가오는 책임, 벌, 사회적인 영향, 등이었다. 당시 내 나이는 너무나도 어렸고, 갑작스레 다가온 그 책임이란 부분에 대해서 공포감이 생겨버렸다. 나는 그 이후로 신체능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이후 mma 동호회를 하면서도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는 스파링을 하기 위해 무진 애썼다.
시간이 흘러흘러 10년이 넘게 지났지만, 그 날의 트라우마는 사라지지 않는다. 우연한 사고로 인한 타인의 절망적인 상처. 그리고 그 책임. 타인을 상처입히는 것을 평생의 숙명이자 업으로 의심치 않던 내가 그것을 그만두게 된 이유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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