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유튜브 추천리스트를 보고 깜짝 놀랐다. 내가 아는 그 김민우? 그 김민우가 참전한다고??
김민우는 road to ufc에서 계체문제로 탈락한 뒤 매우 큰 심리적, 진로적 문제를 겪고 있던 와중에 블컴이라는 기회를 잡으려 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로드가 블컴을 견제하는 구석을 보여왔고 블컴은 성장주, 로드는 시장 독과점 기업적 운영 행태를 띄어왔으니 아마 로드로의 복귀는 쉽지 않을텐데 그 리스크를 감안하고 왔다는 것이 놀라웠다. 아마 내부적 문제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경기 시작 전, 나는 막연히 모아이의 압승을 생각했었다. 특별한 근거는 없고 지난 모아이의 경기를 보았을때 국내에 김민우와 호각을 다툴 사람이 그리 많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을 했다. 경기부분을 먼저 보았기 때문에 찬스선수가 더블지 챔프라는 것은 몰랐다.
경기는 시작되었다. 다만 내가 생각하던것과는 조금 전개가 달랐다. 모아이의 지난 상대들은 모아이의 체격, 강력한 로킥과 잽, 주짓수 때문에 타격전을 적극적으로 걸기 힘들거나 손해를 보기도 했다. 김수철의 경우 국내레벨에서는 타격이 나쁘지 않음에도 타격전을 상당부분 배제하고 클린치, 레스링에 비중을 두었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일단 찬스가 모아이보다 키와 체격이 컸다. 나 역시 김민우와 같이 스트레이트성 펀치를 애용했기 때문에 그 장단점을 잘 안다. 이 유형의 선수들은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원거리 요격전에서 재미를 본다. 대개의 경우 상대방보다 크다. 하지만 상대방이 자신보다 크고, 원거리 교전에 충분히 능하다면 불가피하게 장기가 아닌 중근거리로 들어가야 하며 장기인 스트레이트성 펀치의 비중이 약화된다.
경기는 딱 그 양상이었다. 원거리 잽, 킥 견제를 하다가 모아이가 들어가 원투쓰리 등을 던지고, 찬스는 그에 맞춰 연타성 카운터로 맞이한다. 모아이의 입장에서는 본래 자신의 장기가 아닌 전장인 것이다. 영상을 자세히 봐야 알겠지만 타격전에서는 거의 호각 혹은 데미지 면에서는 밀렸을 수도 있다고 보았다. 오펜시브 레슬링도 압도적이지는 않았지만 중간에 백을 한번 타는 등 모아이가 살짝 유리했다.
마지막 판정은 만장일치까지만 밝혀졌다. 아마 블컴의 운영행태 및 모아이 영입 의도, 이름값을 생각했을 때 만장일치라면 모아이에게 승을 주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하지만 내가 심판이라면 만장일치는 주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모아이의 근소 승 혹은 무승부로 보았다. 만약 시간이 몇라운드 더 있고, 같은 방식의 타격전을 지속한다면 모아이의 tko패배 역시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다.
여튼 블컴의 성장세가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방태현은 그렇다 치더라도 설마 로드 챔프 김민우라니... 검정이 생각하는 미래가 국내 동네 골목대장 수준이 아니라 프라이드의 재림을 노리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사실 서구적 실전지상주의 ufc에 사실 모두들 루즈해지지 않았는가. 동양적 서사가 있는 블랙컴뱃의 성장세가 어찌 설명할 방도가 없을 정도로 대단하다.
내용추가.
김민우 선수의 가드의 단단함은 인상깊었다. 대개 저런식의 하이가드를 쓰면 거리조절 회피능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절묘한 거리조절과 잽같은 장거리 펀치는 가드로 막아내 틈이 없었다.
중간에 들어간 카운터태클은 정말 그림같았다. 다만 쌩태클은 안먹히는걸 보니 만약 다음라운드나 경기가 있다고 가정한다면 오펜스 레슬링, 카운터 태클의 비중을 늘려야 유리해지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https://youtu.be/S90EMeb68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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