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알뜰배달 2일차 후기 - 기사 입장에서는 호, AI 시스템 개선 필요해
배민1 서비스는 죽어가고 있었다
사실 배민1 서비스는 죽어가고 있었다. 비효율, 적자 프로모션 등으로 인해 기존의 묶음배달분을 모조리 일반배달에 넘겨주고 배민1만 남은 상황에서 배민1은 아무리 해봐도 경쟁력이 없었다. 광주지역 기준 3000~3300원 수준에 불과한 기본료 거리에 배민1의 배달료는 6000원에 달했다. 그 배달료가 모조리 기사에게 가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3000원. 피크 타임에 약 3500~4000원 수준이 단거리 기준, 기사에게 지급되었다.
배민라이더스라는 전업기사도 있었지만, 그를 제외한 부분은 배민커넥터라는 일반인, 혹은 취미로 배달을 하는 사람들이 콜을 수행하게 되면서 배민1이라는 프리미엄 서비스를 표방하는 것과 달리 숙련도가 낮은 일반인, 취미 배달러들이 평균 서비스 수준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현실적으로는, 목숨걸고 인간 쓰레기식 운전을 하는 이들이 실제 콜 수행능력이 높다. 즉 다시 말해 그들이 돈을 벌고 말고를 떠나 그들의 인당 콜 수행능력은 일반인, 취미 배달러에 비해 압도적이라는 것이다. 사고가 나더라도 배달플랫폼 측에서는 문제가 없다. 모두 기사의 책임이 되기 때문이다. 즉 배민1 서비스라는 것은 저서비스에 고비용만을 수취하는 비효율적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2020 코로나 유동성 피크를 지나면서 배민은 점차 적자를 감당하고 싶지 않아했다. 그들은 점점 기사에게 주는 몫을 줄여 영업이익을 확보했다. 같은 거리를 주행할 때 3500원 가량 주던 것이 프로모션을 제하고 2500~3200원 가량을 주게 되었다. 평균 시급은 1.3~1.5만에서 0.7만이 되었다. 기사들은 불만에 차 배민커넥트를 통해 노동하기를 포기했고, 소비자 역시 서비스에 비해 매우 높은 가격으로 점차 배민1을 외면하기 시작했다. 프로모션과 이벤트라는 허황된 포장지로는 시장의 합리를 뛰어넘지 못했다. 그 작은 포장지로 망가져버린 댐을 막아내는 것은 무리였다.
묶음배달은 과거로의 회귀. 하지만 퇴보가 아닌, 정상으로의 회귀
어제도 글을 썼지만 묶음배달(알뜰배달)은 그저 과거로의 회귀일 뿐이다. 과거와 정확히 같은 시스템을 그저 AI배차를 통해 운용할 뿐이다. 하지만 그것은 지극히 비합리적인 배민1 서비스의 사실상 포기 혹은 유예가 될 것이며 이같은 비합리의 포기는 배달의민족 측의 직접적인 배달서비스 운용에 무조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사 측면에서는 약 1.3~1.5배 가량의 콜을 더 수행함으로써 후일, 줄어들게 될 프로모션을 감안하더라도 약 1.2~1.4배의 소득을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로 인한 불법주행이 더 만연하겠지만, 이것은 기사 개별의 문제라기보다 시스템적인 문제다. 불법주행을 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최저임금 이상의 순이익을 일관되게 얻을 수 없다. 좌익계에서 자주 언급하는 소위 덤핑경제라는 말이 바로 이 케이스를 뜻한다. 예를 들어 CJ가 후발주자로써 택배시장의 마켓쉐어를 독과점하게 된 계기는 서비스의 고급화가 아니라 단가의 하락, 즉 덤핑경제였음을 잊어서는 안된다. 사람들은 말로는 노동노동 사람의 인권 이런소리를 하지만 실제로는 덤핑경제를 너무나도 사랑한다. 그것이 나쁘다는 소리는 아니다. 현실적이라는 말이다.
남은 문제는 시장의 과잉 서비스 기대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시장은 과거 20분 배달, 단건배달 등 부자, 고소득자를 제외하고는 비현실적인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시행하게 만들었다. 일반배달대행 역시 최대 묶음건수를 줄이거나, 최대 배달시간을 강제 지정함으로써 배달 도달시간을 축소시켰다. 하지만 그것은 혁신이 아니다. 같은 인간, 같은 오토바이, 같은 노동공급에서 오로지 배달시간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했을 뿐이다. 당연히 효율성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해당 부분은 온전히 가격상승 압력으로 옮겨간다. 사람들은 이를 부정하고 있지만 이는 스스로 만들어낸 가격상승 압력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과잉유동성 공급정책(재정/통화), 교통규제 강화, 아파트 입구 진입 금지로 인한 물류효율 폭락 등이 모두 배달가격 상승 압력이다.
결국 시장의 문제를 정부가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가 해결하려 할때마다, 규제를 할때마다 배달시장이 축소되던지, 아니면 가격이 상승하던지 할 것이다. 현 시대의 정부는 덤핑경제를 주장할 수 없다. 결국 현실적인 대안은 덤핑경제 뿐이며, 이는 해결책이 아니다. 언젠가 AI배달, 자동화 배달, 드론배달 등이 활성화되어 기술혁신이 배달료를 억제하는데 도움이 되겠지만 적어도 현재 당장은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동시에 배달가격을 낮추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
알뜰배달(묶음배달)은 과연 어느정도까지 소비자에게 지연을 설득할 수 있는가
AI시스템의 개선이 필요하다
시장의 원하는 배달시간은 평균 20~30분, 늦어도 40분 가량이다. 하지만 내가 알뜰배달을 직접 해본 결과, 3번째, 4번째 묶음 배달은 40분 내 배달하기 쉽지 않다. 특히 현 시스템은 픽업을 효율적으로 묶는데 집중되어 있어 배달도착지가 좌우 역으로 배치되어도 일부분은 무시된다. 그런 콜이 배치될 경우 극도의 비효율이 발생됨은 물론이고, 아무리 소비자가 배달 지연을 감안한다고 한들 그정도의 배달지연은 용납되지 않을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픽업과 전달이 같은 방향, 유사한 방향으로 구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 다른 문제는 콜의 순서를 섞어버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콜이 1, 2, 3, 4번이 있다 치자. 조리완료와 픽업을 순서대로 1, 2, 3, 4 대로 했다면 배달전달 역시 순서대로 1, 2, 3, 4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시스템은 만약 직진 루트가 2, 3, 4, 1로 되어있다면 2, 3, 4, 1순서로 배달을 할당해버린다. 즉 이렇게 되면 가장 먼저 조리완료, 픽업을 했던 1번 배달이 가장 늦게 도착해버리는 아이러니가 된다. 일반적으로 이같이 콜을 잡을 때에는 1번을 먼저 배달하고 4, 3, 2로 배달을 하던지 아니면 애초부터 이렇게 역순이 되지 않도록 콜을 잡는 것이 기본이다. 하지만 현재 배민의 AI시스템은 그러한 부분까지는 고려하지 못하는듯 보인다.
배민라이더스, 노조측과의 대립이 있는 것이 아닌지?
알뜰배달을 경험하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알뜰배달 시스템은 사실 배민라이더스에게 불리한 시스템이다. 왜냐하면 현재의 콜 시스템은 배민라이더스에게 좋은 콜을 우선적으로 주고, 남은 똥지끼를 배민커넥트에게 주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배민커넥트에게 다수의 콜을 수행할 수 있게 만들어주면 배민라이더스가 노동공급 부족을 유지한 상태에서 항상 다수의 콜을 과점할 수 있는 상황이 축소된다. 즉 노동공급이 현실적으로 확대되기 때문에 배민라이더스가 노동공급을 독점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는 뜻이다.
사실 이같은 문제를 배민라이더스 노조가 몰랐을까? 음모론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을 것이라는 가정을 해본다. 배민라이더스의 콜과점을 나눠주는 형태가 되기 때문에 배민라이더스 노조가 알뜰배달 시행에 대해서 그토록 공격적인 파업 등을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것과 관련한 썰을 하나 풀어보자면, 2021년 즈음이었나? 여름날 배달을 하고 있던 때였다. 우연히 배민라이더스 기사를 한 분 만나 긴 이야기를 나눴는데, 똑같이 오전 11시부터 저녁 4시까지 배달한 결과가 배민커넥트 약 15건, 배민라이더스 약 38건이었다. 아무리 운전을 인간쓰레기같이 한다고 해도 납득할 수 없는 건수 차이였다. 결국 내가 그 경험을 통해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은 배민은 콜을 배민라이더스에 먼저 빡빡하게 밀어준 다음, 그래도 남아 도는 콜을 배민커넥트에게 줬다는 것이다. 그것을 나는 남은 똥찌끼를 배민커넥트에게 준다고 표현한 것이다. 그리고 알뜰배달은 필연적으로 그 시스템을 완화하는 시스템이 될 수밖에 없고.
자 예를 들어보자
콜이 현재 100개/h 인 상황인데 배민라이더스가 콜을 70개/h를 쳐낼 수 있다고 치자. 그리고 현재 온라인된 배민커넥트가 단건배달 시스템에서 콜을 70개/h를 쳐낼 수 있다고 치자. 과거의 시스템은 내가 느끼기에는 배민라이더스에게 콜은 70개를 주고, 배민커넥트에게 콜을 30개를 줬다. 만약 피크타임에 급한대로 배민커넥트에게 선착순으로 콜을 40개든, 50개든 줬다면 고객은 더 빨리 배달음식을 수령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배민라이더스에게 콜을 독과점시킴으로 인해 고객은 콜 지연을 경험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알뜰배달 시스템을 통해 배민커넥트의 콜 수행량을 강제로 140/h로 늘려버린다면 명분상으로라도 불가피하게 배민커넥트의 콜 수행 비중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당연히 배민라이더스의 콜 감소, 수입 감소로 이어진다. 물론 이는 동 콜수일때 이야기이며, 만약 알뜰배달로 인해 배민배달플랫폼 측이 배달시장에서의 마켓쉐어를 확대할 수 있다면 배민라이더스, 배민, 배민커넥트 모두의 윈윈이 된다.
하지만 좌익경제학은 일반적으로 시장의 확대를 고려하지 않는다. 대개 좌익경제학에서는 시장의 규모. 즉 배민이 차지할 수 있는 총 콜 량은 고정된 것으로 보고, 그 마켓쉐어를 빼앗아먹는 것으로 보기 때문에 당연히 배민라이더스 측이 과점할 수 있는 콜 량이 줄어들 것으로 볼수밖에 없다. 그러한 관점에서 배민라이더스 측에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보기도 한다.
물론 그냥 알뜰배달로 인해 개별단가 하락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계속 언급했듯이 단건배달 시스템은 그 극도의 비효율로 인해 프로모션 없이 장기 정상운영될 수 없는 시스템이다.
2023.06.29 - [개인의견] - 배민 알뜰배달(묶음배달) 1회차 후기 - 단건배달 서비스에 다건배달 배달요금을 요구하는 대중들
요약
- 알뜰배달 첫 오픈 날(지방) 배민 묶음배달을 경험해 보았다
- 배민 알뜰배달(묶음배달) 과거 몇년 전 수준의 배달대행 시스템과 상당부분 유사했다
- 배달기사들은 더 많은 수입을 벌 수 있겠지만, 더 많은 불법운전이 유인되며, 또한 일부 강제될 것이다
- 수익 증가, 마켓쉐어 확대, 비용 감소, 편의성 등으로 인해 일정부분 배민 배달대행측의 노동공급 확대요인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고객, 점주들은 단건배달 수준의 서비스와 다건배달 수준의 배달비를 동시에 요구하고 있다
- 대중들의 이 같은 요구는 현실적으로 비합리, 비논리적이며 동시에 구현할 수 없는 불가능한 것이다
- 이미 고객, 점주들의 배달시간 지연에 대한 불만이 현장 확인되고 있다
- 향후 이 같은 요구를 수용할지, 아니면 현실적인 부분을 설득할지, 그도 아니면 기업 특유의 묵묵부답으로 해쳐나갈지 그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배민 알들배달(묶음배달) 1회차 후기 - 단건배달 서비스에 다건배달 배달요금을 요구하는 대중들
우리지역 알뜰배달 첫 오픈날 23.06.28에 배달을 해 보았다
먼저 알뜰배달(묶음배달)을 해보고 느낀 점은 "아! 이거 딱 옛날식 배달대행을 AI로 돌리는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일단 배민1(단건배달)과 알뜰배달(묶음배달)간의 공통점, 차이점에 대해 알아야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공통점이라 한다면 시스템 자체는 거의 완전히 같다는 것이다
단건 배달을 기반으로 한 앱 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물론 말만 단건배달이었지 실제로는 2건배달이었던 배민1 단건배달이었기에 사실 그렇게까지 큰 차이는 없다
차이점이라 한다면 기존의 2건배달에서 최대 4건배달정도로 최대치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기존에 묶음배달 기능을 추가한다고 하기에 나는 애초부터 루트가 유사한 2~3개 정도의 배달을 단번에 하나의 콜로 묶어서 주는줄 알았다
하지만 그것은 아니고 유사한 루트의 배달을 하나씩 하나씩 건내준다. 그것을 최대 4개 정도까지 축적할 수 있는 것이다
가게 사장님에게 듣기로는 단거리 배달 기준, 손님에게 약 800원, 점주가 약 2000원의 배달비를 부담한다고 한다. 라이더는 해당 배달에서 약 2600~3100원 정도의 배달비를 수취하는 듯 하다. 현재 느끼기로는 피크타임 기준, 약 30~50% 정도의 프로모션이 추가되어 있다고 느꼈다. 아마 이 프로모션은 시간이 흐르면 장기적으로 사라질 것이고, 현 수준에서 약 15~30% 정도의 금액을 깎아야 후일 프로모션이 정상화 되었을 시의 평균 소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느낌상으로, 현재 가격에는 프로모션이 상당부분 섞여있다고 느꼈다. 특히 피크타임때 묶음배달 배달비가 거의 단건배달과 같은 수준이었는데 이것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떄 현실적이지 못하다. 현재 묶음배달로 인해 배달노조 등의 반발이 있어 프로모션을 통해 노동공급 공백을 메꾸려고 그랬는지, 묶음배달 시스템으로 인한 반발을 일부나마 줄이기 위해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게 아닐까, 이렇게 느꼈다
나는 배민의 알뜰배달(묶음배달)이 '옛날식' 배달대행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느꼈다. '옛날식' 이라고 쓴 이유는 현대의 일반배달대행 사무실의 방침과 다소 다른 부분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과거의 일반배달대행은 사무실의 재량(사내정치)에 따라 최대 3~무한대로 배달을 묶어갈 수 있었다. 내가 실제로 본 어떤 사람은 한 싸이클에 평균 10개 이상을 묶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기에 아무리 운전이 능숙하고, 길을 완벽히 숙지하며, 목숨을 건 불법운전을 무한정 펼쳐도, 총 배달시간이 45분을 넘어가는 경우가 꽤 있었다(단거리 기준). 극소수의 인간 쓰XX 운전을 하는 이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균 30분대 배달완료를 하기도 했으나 그러한 사람들은 대개 1년 내 큰 사고를 겪으며 병원에 들어가기 부지기수였다.
현대의 배달대행은 사무실의 재량(사내정치), 사무실의 기준에 따라 픽업+15분(장거리 20분) 등의 기준을 정하는 경우가 꽤 있으며, 과거보다 건당 배달시간이 최대 약 15분(단거리)~30분(장거리) 가량 축소됨에 따라 당연히 묶어갈 수 있는 갯수도 한정되고, 배달 운전도 더 불법적으로 해야 과거와 같은 수준의 배달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었다. 불법적 운전을 배제하고는 정상적으로 시장의 요구에 부합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배민 묶음배달은 내가 직접 시험해본 결과, 정상적인 운전을 하면 피크타임 떄 마지막 배달(3~4번째)가 장거리라면 거의 절대적으로 한시간 내 배달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것은 과거의 배달대행 시스템과 유사한 형식으로, 과거 장거리 배달 기준으로 4개 가량을 묶어갔을 떄 마지막 배달이 50분~1시간(정상주행 기준)걸렸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과거의 배달대행 시절의 배달시간으로 회귀했다고 볼 수 있겠다. 물론 이것은 그 누구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적인 문제다. 인간의 물류효율, 운전속도에는 한도가 있고, 그것을 어느정도 수용하느냐, 시장에서 배달비에 쓸 수 있는 여력이 어느정도 되느냐의 문제다.
이러한 시스템에는 크게 몇 가지 논제가 나올만 하다.
첫째로는 당연히 묶어가므로 시간대비, 노동력대비, 배달기사 공급대비, 거리대비 더 많은 배달을 수행할 수 있으니 당연히 배달기사 1인당 배달건수, 수입, 불법운전량, 불법운전 압력이 늘어난다. 당연히 물류효율이 증가하기 떄문에 가격압력은 하락하고, 특히 피크타임때의 노동공급 압력을 일부분 해소할 수 있다. 오늘 배달을 시행해본 결과, 후일 프로모션이 축소된다 하더라고 기존 대비 약 20~40% 더 많은 배달을 수행하고, 배달비 역시 약 20~30% 가량 더 많은 배달비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둘쨰로는 시간지연 압박이다. 단건배달의 약 20~40분 가량에서 묶음배달의 기대 배달시간은 약 30~70분 가량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동일 운전 스타일 기준). 따라서 가게, 손님측의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현장 확인된다.
물론 배달비가 하락했으므로, 묶음배달이라는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선택'을 하였으므로 배달시간이 늘어나고, 배달비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합당한 것이다. 하지만 세상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에 대해서 장점만 취하려 하지 단점은 취하려 하지 않으며 그것을 '선택' 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애초 인플레이션, 노동공급, 유동성 경제, 배달비 등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면 대중들이 배달비에 대해 성토를 하는 일도 발생할 일이 없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대중들은 단건배달 수준의 서비스와 다건배달 수준의 배달비를 동시에 요구하는 것이다. 마치 국민연금 요율은 증세하기 싫으면서 국민연금 서비스는 그대로 유지되거나 증가하길 원하는 말도 안되는 설문조사 결과의 비논리처럼 말이다.
어찌되었든 배민은 조만간 비현실적인 단건배달을 부분폐지하고, 다건배달을 수용함에 따라 이러한 압력에 마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여전히 단건배달 수준의 배달서비스에, 다건배달 수준의 배달비를 요구하고 있으며 당연히 이로 인한 불만이 점주, 소비자 등 여러 부분에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 비현실적인 요구를 수용하는 형식으로 나아갔던 것이 과거의 적자 단건배달 시스템이었으며, 현실을 수용하며 한 걸음 나아가게 된 것이 쿠팡이츠의 2건배달, 배민의 다건배달인 만큼 이러한 대중들의 요구와,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미스매치를 배민이 어떻게 해결해나아갈지, 혹은 기업 특유의 묵묵부답으로 해결해나아갈 수 있을지 그 귀추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추가
배달원의 노동공급은 생각보다 탄력적이지 않다. 일반적인 배달원이란 대개 오토바이 배달을 뜻하는데, 도보, 차량, 킥보드 등은 속도, 불법운전, 차간주행 등을 생각했을 떄 총합적으로 오토바이 배달에 비해 디메리트가 있기 떄문이다. 특히 배달원의 노동공급을 제약하는 요인으로는 오토바이의 가격이 있는데, 배달원들이 보편적으로 쓰는 PCX125, NMAX125 등의 경우 대개 배달통, 충전기 등을 감안하면 초기비용이 중고(200~300), 신품 500 가량 들기 때문이다. 여기에 연간 유상운송 보험료를 강제하게 되면 연간 200~500 가량의 보험비가 추가로 나가는데, 일반 배달대행에서는 상당수가 이 유상운송 보험을 들지 않는다. 만약 시장의 요구대로 유상운송보험료를 그들에게 강제한다면 순수익 감소, 비용 증가로 인해 노동공급은 더욱 축소될 것이다. 어쩄든 이러한 비용문제 등으로 오토바이 배달원의 노동공급은 수월하지 않고, 오토바이 배달원을 대체하는 도보, 차량, 킥보드, 자전거 등의 배달은 배달시간 지연 등으로 인해 소비자가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배달대행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주력은 오토바이 배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오토바이 배달원의 노동공급이 상당부분 제한되어 있으므로 실질적인 노동공급은 사실 '플랫폼간의 바이커 따먹기' 가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 묶음배달로 인한 소득 증가는 배민배달대행측의 노동공급 강화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반배달대행에 비해 여전히 콜 수가 적고, 강제 보험, 편법 세금조정 부재 등으로 인해 소득이 낮기 때문에 압도적인 노동공급 확대 요인이라고 절대 볼 수 없다. 하지만 일부분이나마 소득이 증가될 것으로 보이고, 시장보편적인 배달행태인 묶음배달 확대, 비용 감소 등으로 인한 마켓쉐어 확대, 일반배달대행에 비해 일터 내 정치에 자유롭다는 점, AI배차 등의 편의성 요소가 일부분 노동공급 확대 요인이 될 것이다.
2023.03.21 - [개인의견] - 배민1 알뜰배달은 현실적이지 않던 단건배달에 대한 포기다
2022.12.13 - [썰과 복기] - 오토바이 전면 번호판제도, 운송영업 허가제도에 대한 생각
2022.11.30 - [썰과 복기] - 배달료 4500원으로 올렸더니 클레임 오지게 날아온다는 썰
2022.01.28 - [개인의견] - 요즈음의 높은 배달비 논란. 들으면 들을수록 어이가 없어서 코웃음이 나온다
나는 사람들이, 대중들이 인플레이션 요인. 그 중에서도 배달비 상승 요인을 지속적으로 강력하게 자극하면서 배달비가 오르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이가 없다.
1. 배달부의 불법주행에 대한 규제
- 배달부의 불법주행은 말 그대로 불법이다. 행하면 불법인 상태가 되는 것이고 당연히 법에서 정한 처벌을 받는다. 하지만 배달시장은 기본적으로 불법주행을 전제로 짜여진 공급체계로 이루어져 있다. 배달부의 불법주행을 없앤다면 시장에서 배달부의 공급이 같다고 가정했을 때, 시간당 시행할 수 있는 배달 건수는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 일부는 70% 수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불법주행을 막고자 하는 것이 그리 잘못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법적으로는 정당성이 있다. 하지만 그러한 것을 주장할 때에 합법주행과 물가의 미상승을 동시에 주장하지는 말라는 것이다. 완벽한 논리적 오류이며 지극한 무지이다.
2. 인플레이션
- 기억할런지 모르겠지만, 배달료 사태의 시초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배달료는 인플레이션 반영 방법의 일종이라 볼 수 있다. 과거에 배달료라는 것은 존재치 않았다. 배달비용이 판매가격에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더해지고, 치킨을 포함한 배달음식 가격 역시 상승해간다. 그러나 대중들은 인플레이션에 대해 극도로 무지하다. 그들의 교육수준을 감안해보았을 떄 상상하기 힘들정도로 무지하다. 인플레이션을 이론적 현상으로만 이해하지,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 우리의 생활물가에 단기적으로는 섹터별로 시차가 있을지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잊고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요식업주들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가격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해야지만이 마진이 유지가 되는데, 그것은 실제 시장에서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배달료였다. 배달료와 음식 가격을 나누면, 음식 가격은 그대로 유지하고도 실제로는 가격을 인상한 효과가 난다. 그러나 대중들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배달료를 신설했다고 욕을 했다. 물론 그 이전에는 치킨값을 올린다고 욕을 했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치킨값 인상을 비난하는 것은 실로 비논리적이며 양심이 없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3. 최저임금
- 이것 또한 인플레이션과 관계가 있는 것이다. 임금의 인상은 시장의 물가를 끌어올리고, 시장의 물가가 올라가면 당연히 임금 역시 상승압력을 받는다. 최저임금을 강제로 인상하면, 시장의 물가 역시 강제로 상승압력을 받고, 시장의 물가가 강제로 올라가면, 실질적인 소비력이 감소한 노동자들이 불만이 생기고, 실질적으로 생계에 지장이 생긴다. 이에 당연히 임금 상승압력을 받는데, 최저임금을 급격히 올리는 것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배달료가 올라가지 않기를 주장하는 것은 참으로 양심과 상식이 없다고밖에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는 최근 모 일반배달대행업체에 가서 건당 배달비 문의를 해보았다. 물론 지역적 격차를 감안해야하겠지만, 광주지방의 그 업체는 아직도 콜비 3000원을 받고 있었다. 서울에서는 현재 일반 배달대행도 상승하여 약 4000 혹은 4500원정도가 기본 배달비라고 뉴스에서 본 것 같다. 지역에 따라 지불할 수 있는 소비 여력이 다르고, 소득이 높은 지역은 당연히 지출할 수 있는 여력 역시 높다. 소득이 높은 도시에서 더 높은 임금이 상승하고, 그 상승한 임금이 소비시장에서 사용되었을 때 인플레이션을 일으키는 것이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라는 말이다.
4. 1인 가정의 증가 및 1주택 규제로 인한 수도권 쏠림 현상
- 현재 배달비의 급증은 대개 서울의 현상이다. 예를 들어 쿠팡이츠를 보면 비피크 타임 기준 콜비는 2500원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 그마저도 콜이 없어서 기사들은 무한 대기를 타는 상황이다. 반면 동시간대 서울 강남 근방의 경우 아무리 낮아도 5000원, 높으면 9천원대까지 보았다. 이러한 차이가 어디서 발생했을까? 위에서 말한 현상 외에도, 1인가정 증가, 1주택 규제에도 원인이 있다. 1인 가정의 경우 혼인 감소 등 워낙 가파른 추세에, 언론에서도 자주 언급하기 때문에 그다지 추가적인 설명을 하고 싶지는 않다.
다주택 규제로 인한 1가구 1주택자, 그리고 가구의 분화로 인한 1인 가정 증가로 인한 수도권 진입의 증가이다. 생각해보라. 5억짜리 3채, 15억짜리 한 채에서 세금을 적게 내는 것은 단연 후자다. 전국에서 소득이 가장 높은 도시이기에 부동산 가격이 가장 높은 도시도 서울이다. 당연히 다주택자들 중, 전략 있는 자는 그 누구 할 것 없이 지방의 염가 부동산을 매도하고 수도권의 고가 1주택을 매입하는 전략으로 변동했다. 그것이 그 문재인 당선 초기부터 언급되었던 똘똘한 한 채 전략이다. 이 같은 전략에 의해 수도권의 1인가구 수는 급증하는데 일조하게 되었다. 물론 그 외 페미라던지 시대적 변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부동산 규제로 인한 수도권의 가구 분화 및 집중현상 역시 인플레이션의 원인이 된다 이 말이다. 다시 말해서 수도권의 배달비 상승이 고깝다면, 애초에 수도권 집중현상을 일으킬 수 있는 이러한 정책들에 찬동해서는 안되었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만 취하고, 단점에 대해서는 외면하거나 혹은 시장 참여자들을 비판한다면 이 무슨 양심 없는 종자들의 태도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5. 적자 재정정책 및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
- 다시 말하지만, 좌익들은 불리할때만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인정하고, 자신들이 공세적 입장에 있을 때는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을 인정하지 않는다. 어찌되었든 대한민국은 현재 적자재정정책, 완화적 통화정책을 적극 강화하는 추세에 있고, 그것을 국민이 원하고 있다. 다만 그러한 것을 인정했을 때, 완화적 재정, 통화정책의 순기능과 함께, 인플레이션을 조장하는 역기능 역시 인정해야만 한다. 그러한 정부, 통화 정책이 추가되었을 떄, 인플레이션을 강화하는 원인이 되고, 그것 또한 사회 전반적인 인플레로 인해 배달료 역시 상승하게 된다. 그런데 어찌 인플레이션 정책을 요구하면서 디스 인플레이션 결과물을 요구할 수 있다는 말인가. 황당할 뿐이다.
6. 겨울철, 오미크론 배달 수요 증가 및 기사 공급 감소
- 수요 공급론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에 많이 늘어났다. 그것이 좌익진영의 프레이밍에 의한 것이기는 하지만, 계속 좌익좌익거리기는 지겨우니 일단 본론으로 다시 돌아가보자. 현재 상황은 평범한 상황이 아니다. 평범한 상황이란 기사의 수요공급, 배달의 수요공급이 평범한 상태가 아니라는 말이다.
현재 겨울철. 특히 역사적인 추위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 틀어박혀 배달음식의 수요가 늘어났다. 그 뿐 아니라 코로나 오미크론 때문에 사람들은 더더욱 외출을 꺼릴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러한 요소들이 배달음식의 수요를 증가시켰고,
반대로 그 강렬한 추위 때문에 일부 배달 기사들은 일하기를 꺼리게 되었다. 당연히 배달 기사의 수가 부족하니 가격이 상승한다. 생각해보라. 말을 하는 것은 쉽지만 이 추운 날씨에 오토바이를 타고 하루에 8~10시간 일하는 것은 쉽지 않다. 완벽하게 장비를 갖추고도 추워서 벌벌 떤다. 근성론을 말하는 이들은 대개 이러한 날씨에 오토바이를 타고 매일 죽어라 달려본 경험이 없는 이들임을 내 확신한다. 이 추운 날씨에 쌩쌩 달리며 하루 종일 애쓰는 사람들은 생업에 대한 책임감과 의지가 대단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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