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견

사우디 증산. 미국 대통령이 바뀔수도 있는 이슈

세학 2023. 10. 7.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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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증산. 미국 대통령이 바뀔수도 있는 이슈

 

 아주 재미있는 뉴스가 나와 오랜만에 글을 써본다. 수많은 정보의 범람 속에서 시장을 바꿀 의미있는 뉴스를 찾기란 쉽지 않다. 자신의 주장에 대해 승률이 채 70%도 안되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러니저러니 말이 많은 가운데 경제지표는 상하방이 경합되며 슬금슬금 올라온지 거의 1년이 다 되었다.

시장의 주요 투자자들은 작년 말경부터 경기 하방압력, 고금리로 인한 정부, 가계 등의 이자부담 불가능 등을 이유로 금리 인하를 주장해왔다. 하지만 그들의 주장은 모두 틀렸고 기준금리도, 시장금리도, 경기도 2023년 내 지속 상승해왔다. 하지만 상황이 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주장은 한결같이 금리인하였다. 다만 최근 연준의 가이던스 상향과 유가의 폭등 등으로 인해 시장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5.5%라는 금리에 어울리지 않는 3%대 금리를 보였던 10년물은 폭등해 5%대를 목전에 두고 있고 60달러 언저리에서 놀았던 유가는 최소한 일시적으로 100달러에 도전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플레 재상승을 우려한 연준의 가이던스 상향은 사실 정석적인 대응이었음을 부정하는 사람은 그닥 없을것이다. 바보들과 정치병자들을 빼고.

연준의 가이던스 상향 이후 유가는 83달러까지 급격히 하락했지만  유가가 지금 당장 60달러선 이하까지 빠져준다는 확신을 가지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다. 인플레에 대한 대응이 늦었던 유럽, 미국과는 달리 선제적으로 대응을 시작한 중국 등의 국가들이 먼저 경기 싸이클의 상방전환을 맞이하면서 원유 수요 증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무엇보다 인도, 중국의 국가 수요를 초과한 비정상적인, 의도를 의심케할 정도의 원유 수입은 유가에 상방압력을 지속적으로 가하고 있다. 만약 유가가 80달러 이상에서 지속적으로 놀게 놔둔다면 인플레 역시 2% 달성은 쉽지 않고 따라서 지속적인 통화정책 압력으로 바이든은 정책 결과에 의심을 받을 것이다. 대중들이 글로벌 상황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경제에 대한 판단을 한다면 이 책임은 물론 바이든에게도 그린플레이션적 책임이 상당히 있지만 외부의 시진핑이나 푸틴, 모디 등에게 가해지겠지만 이 글을 읽을만한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대중들이 그 얼마나 근시안적이고 무지성적인 태도로 자국 경기에 대한 평가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고유가로 인한 경기 하방 압력은 조만간 있을 미 대통령 선거, 특히 바이든에 있어 큰 악재이며 러시아와의 관계, 그린플레이션에 대한 공격 등을 빌미로 한 트럼프에게 호재 사유다. 바이든은 최소한 일시적으로라도 유가의 상방 압력을 억제할 필요가 있으며 SPR방출 여력이 역사적 최대로 소진된 현 상태에서 사우디의 제안은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다.

 

뉴스 내용을 확인해보면 사우디가 내놓는 조건은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 및 증산, 미국에게 원하는 조건은 상호방위협정 체결과 원전 건설이라는 명분으로 우라늄 농축을 자국에서 하는 것을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나는 해당 조건들에 대해 비전문가적인 시각으로, 투자자이자 거시경제에 관심이 있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 사안을 생각해보고자 하였다.

 

사우디가 내놓는 조건들에 대하여

-사실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에 대한 외교적 시각은 잘 모른다. 관심이 없기도 하였기에 그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알고 있지 못한다. 증산에 의한 영향 역시 대부분 위에서 써놓았기 때문에 특별히 추가 설명할만한 내용은 없다. 다만 고지는 사우디가 점령하고 있는 상황이고, 유가가 95달러 선에서 85달러 선까지 한풀 꺾인 상황이라 다소 애매하기는 하지만 바이든의 대통령 선거 승리의 패 중 하나가 되어준다는 점에서 바이든에게 구미가 당길만한 패인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다만 한 가지 의문이 가는 부분이 있다. 증산과 감산은 언제든 사우디가 제 멋대로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상호방위협정이라던가 우라늄 농축의 경우 증산과 감산과는 다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외교관계란 오랜 역사를 지켜볼 때 그 어떤 약조이던지 상황이 맞아떨어지면 언제든지 배신하는 것이지만 상호방위협정같은 경우는 너무나도 어려운 문제다.

일단 사우디는 최근 중국, 러시아와 급격히 근접하며 그들의 블록으로 자진해 들어갔다. 감산으로써 러시아의 전쟁을 간접적으로 조력하였고 중국과의 경제, 외교, 군사적 접근 역시 매우 심상찮다. 특히 최근 원유 페트로달러를 무시하고 위안화 결제를 허용한 사실은 사우디의 포지션이 어떠한지 익히 이해할만 하다. 이렇듯 반미전체주의 블록에 속한 움직임을 보이는 사우디를 어찌 신용하고 그 영향력이 방대한 상호방위협정을 한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흔히 2~3세계에서 하는 미국의 단물만 빨아먹고, 그 외에는 상호호혜가 아닌, 내 이익만 챙겨먹겠다는 식의 포지션과 조금도 다를게 없다. 상호방위협정을 한다고 해서 중동 내 만연한 반미감정이 지금 당장 사라지리라 확신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상호방위협정이나 우라늄 농축 허용은 비자유, 비정상, 비신뢰 국가에 대한 너무나도 불리한 조건인 것이다.

 

바이든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선택지임이 분명하다. 선거에 있어서는 분명 100% 긍정적인 패임은 분명하지만 사우디가 내놓은 방위협정, 우라늄 농축 허용은 양쪽 모두 비동맹, 비신뢰 국가에게 있어 불안한 요소가 많은 조건이다. 결국 상호 호혜적 요인이 있다고는 하나 상호간의 교환결과가 너무나도 균형이 맞지 않는 불공정한 거래 상황에서 바이든이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물론 사우디 입장에서도 무조건 유리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는 전부터 파월이 극도의 강력한 긴축을 통해 러시아 및 이머징 국가들을 억제해줬으면 한다고 희망한바 있다. 이 역시 같은 맥락에서 파월이 경기 상방 압력을 허용하지 않았으면 진작 발생하지도 않았을 문제이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유가 상방 압력에 대해 가이던스 상향 압력으로 대응했고 유가는 단기적으로는 크게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 역시 불안할 수밖에 없다. 만약 유가가 하방으로 추가 하락한다면? 사우디의 대응여력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렇기에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황에서 패를 던진 것으로 보이며 이는 러-우 전쟁 초기에 유가 등으로 서방세계를 제압하겠다는 러시아의 에너지, 원자재 무기화 전력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누가 이와 같은 정보를 풀어놓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미국 입장에서는 미리 정보를 풀어 나쁠것이 없다. 유가가 만약 이 정보로 인해 크게 하락한다면 사우디의 협상력은 감소하고 미국의 협상력은 증가해 지렛대의 추가 바뀐다. 아마도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그와 같은 의도를 가지고 이 정보를 시장에 미리 흘린것이 아닌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