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견

2024 대한민국 총선 감상평 "정권심판론 생각보다 강하고, 제3지대론, 세대교체론은 아직 일렀다"

세학 2024. 4. 11. 15:37
반응형
2024 대한민국 총선 감상평 "정권심판론 생각보다 강하고, 제3지대론, 세대교체론은 아직 일렀다"

이준석 당선

-먼저 나는 최근 정치판에 대한 뉴스나 데이터를 거의 수집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맥락에서의 분석이 있었을 뿐, 개개별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분석을 하지 않고 있었다. 다만 이낙연당과의 합당 실패 이후 개혁신당의 지지율이 크게 흔들렸고, 그로 인해 이준석의 입지 역시 상당히 축소되었을 것이라는 정도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준석은 약 43%의 지지율로 당선되었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수도권에서 거의 완벽한 참패를 당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역시 중도 보수우파 청년층의 지지율을 갖고 있는 이준석이 수도권에서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하지만 의석수는 여전히 적어 자체적으로 힘을 갖고 주체적인 대규모 활동을 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선거가 예상 이상으로 폭망하자 국민의힘은 이준석과 개혁신당에게 손을 벌렸다. 선거 내내 국민의힘과 이준석의 비난이 오갔기 때문에 양자간의 감정의 골이 좁혀졌다곤 전혀 볼 수 없다. 따라서 앞으로 이준석이 기존에 반윤기조를 유지할지, 아니면 일부 현실에 순응해 국민의힘과의 연대 및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려 할지 지켜보려 한다.

또 하나로는 야권연대의 힘이 여전히 강하기 때문에 개혁신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겠다는 전제도 애초에 불가능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이준석이 방송/SNS 등을 통해 역향력을 확장하려는 장외투쟁 형식의 정치 행태를 이어나가는 것 외에는 특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단이 크게 없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천하람의 대선후보 발언을 보고 놀랐다면 놀라기도 했다. 현재 보수우파 연대에서 보수진영. 즉 경남권 고령 남성보수에게 극도의 증오감을 받고 있는 이준석이 대선주자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그의 주력 지지층인 2030 남성의 나이가 차고, 고령보수의 세대교체가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런 관점에서 그런 발언들이 외부로 흘러나오는 것은 도광양회를 너무 일찍 포기한 중국과 같은 위험이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해보기도 했다.

이준석의 이번 당선은 제3지대론이나 이준석 개인에 있어서나 의미가 크다. 약 4% 정도의 작은 지지율 차이기는 했지만 어쨌든 당선이 되었고, 개혁신당의 적은 의석 수, 낮은 정당 지지율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이준석의 당선은 보다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매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던, 그리고 한 정당의 수장이라는 입장에 있는 본인의 입장에서 만약 이번 선거에서마저 떨어진다면 갈 곳을 잃을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했을것 같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번 선거에서는 당선되었고, 큰 영향력은 아니지만 앞으로 나아갈 길은 열려진 채로 남아있을 것으로 평가해본다.

 

국민의힘 패배 강도 예상보다 강해

불과 몇달 전만 해도 나는 이번 선거는 제3지대론이 결정지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당시만 해도 양당간의 지지율은 비슷했고, 의대정원 이슈 이후로 윤석열의 지지율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후 조국혁신당이 등장함과 함께 국민의힘 지지율은 약 10%가까이 빠지고, 야권연합의 지지율은 약 50~60% 가량을 구가했다. 이 같은 추세를 볼 때 나는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상상을 초월한 실적을 낸다 해도민주당과 보합세. 일반적으로 민주당에게 패배, 그리고 야권연대에 무조건 압도당함으로써 국회발 식물정권은 지속되리라 보았다. 다만 정치의 밑바닥 인심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서였는지 국민의힘의 패배 강도는 개인적으로 추정하는 부분보다 훨씬 강력했다. 

 

제3지대론에 대해

사실 이번 선거에서 제3지대론은 큰 의미가 없었기 때문에 당분간은 제3지대론이 정치에 영향을 끼칠 부분은 적다고 생각한다. 다만 나는 선거 당일, 2030 청년 남성층이 예상 이상으로 윤석열 및 국민의힘의 청년층 토사구팽에 대한 강력한 증오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지지율 설문조사 결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었다. 나는 그 부분을 확인하자 마자 국민의 힘의 거대한 패배를 짐작했고, 그것은 현실이 되고 말았다.

윤석열 당선 이전부터 누누히 말하지만 현재 보수진영은 친박고령보수 단일진영이 아니다. 언제 좌익진영으로 흩어질지 모르는 2030과의 연합이며 이는 2030의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하고, 연대하지 않는다면 패배 외 다른 선택지가 없는 정치적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2030을 대표하는 중도 세력을 지속적으로 증오하고, 내치는 것, 그리고 필요할때만 손을 내밀어 정치적 연합을 하는 행태는 보수우파 진영이 왜 박근혜 탄핵 이후 힘을 쓰지 못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좋은 키카드라고 생각한다.

 

선거 결과가 미칠 영향에 대해

현재 뉴스나 칼럼 등을 보면 선거 결과가 미칠 여러거지 경제/정치적 결과들에 대해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윤석열 정부의 움직임에 그렇게 큰 변화를 줄 것 같지는 않다. 

일단 좌익연대와 윤석열이 추구하는 국정운영 방향성에 합치되는 부분이 거의 전혀 없다시피 할정도로 의견 차이가 크다. 이념적인 부분은 워낙 많이 언급해 더이상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합치되는 부분이 없다. 그러기에 아마 기존의 식물정권 행태대로 국회에서 좌익연대가 압도적인 의석수를 통해 강제로 법안을 올리고, 윤석열이 거부하는 행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 경제 운영보다는 정치적 행태에 있어 더욱 영향을 끼칠 부분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좌익진영은 윤석열 탄핵, 윤석열 가족 특검 등 정치적 공세에 더욱 힘을 기울이고 있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지난 총선의 참패를 일부 씻어낼 정도의 의석 수를 갖췄다면 모르겠지만, 그 수준, 혹은 그 이상의 패배를 하였기에 민주당의 정치적 공세를 막아내기는 더욱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