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견

역사왜곡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생각

세학 2024. 2. 26.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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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드라마 고려거란전쟁에 대한 생각

 

 나는 중학생까지는 사학자를 꿈꿨다. 전형적인 ADHD의 영향으로 한 분야에 과집중하게 되는 바로 그 케이스를 인생에서 처음으로 겪었던 것이 바로 독서, 그리고 역사였다. 나는 역사를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을 많이 해보았고, 머지 않아 학교의 역사 선생님으로부터 역사 해석의 편향성과 종교적 확신에 대한 좌절감을 느꼈다.

 

그 때로부터 시간이 많이 흘렀다. 지금 역시 그 떄와 생각이 다르지 않다. 시간은 많이 흘렀고, 그 떄 그 선생과 이야기 나눴던 논지 중 내가 주장했던 방식으로 역사의 해석이 많이 바뀌었다. 하지만 나는 지금 어리고 지식이 부족했던 내 역사적 주장이 옳았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역사라는 것이 있는 그 자체의 사실로써 다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 사실이 가공되어 필요에 따라, 정권에 따라, 입맛에 따라, 이념에 따라, 민족에 따라, 국가에 따라, 사람에 따라 그 어디서든 입맛따라 변화되어 해석되는 부분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고려거란전쟁 역시 나는 처음에 역사왜곡 논란에 대해 그닥 비판적인 입장이 아니었다. 되려 만나는 사람마다 드라마라서 생길 수 있는 문제라고 이야기했다. 소설과 같은 부분, 드라마라서 생길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 생각은 지금까지도 변함 없다. 하지만 문제는 고려거란전쟁이 대하사극, 정통사극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정통사극에서도 역사 왜곡은 발생할 수 있으나 그것이 점점 노골적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고려거란전쟁은 천추태후의 후속작으로 계획되었다는 풍문을 들은것 같기도 하다. 그것이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정치이념에 대해 경험한바가 많은 내가 느낀 냄새는 최근 유행하는 좌익PC주의, 페미 정치사상에서 비롯된 과도한 여성주의 서사. 바로 그것이다. 분명한 것은 천추태후와 같이 역사적으로 왜곡이 심한, 소설과 같은 흐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지금 당장 본 28화만 해도 고려의 새로운 남성 공신의 공을 고의적으로 둘쨰 황후에게 상당부분 비중을 실어주려는 경향이 눈에 띈다. 역사적으로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궁중암투의 비중을 크게 높인 점도 그러한 풍문에 정당성을 부여하게끔 하고 있다. 물론 드라마니까. 일종의 영상 소설이니까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역사 왜곡 흐름이 지속적으로, 반복적으로 행해지고 있기에 고려거란전쟁은 정통사극으로 불려져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논쟁꾼이다. 논쟁을 좋아한다. 하지만 이기기 위한 논쟁은 조금도 관심 없고, 상대방과 의견을 나누어 내 견해를 발전시키는데에만 관심이 있다. 그런 목적으로 수많은 사람들과 논쟁을 한 결과, 내가 얻게 된 개인적인 견해가 있다. 바로 사람들은 영상매체를 통해 받는 영향이 너무나도 크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드라마일 뿐이라며, 소설일 뿐이라며 다들 인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는 평소의 말투, 주장, 맥락 등을 살펴보면 그들이 평소에 접하는 매체의 편향성에 지극히 깊이 물들어있음을 언제나 느낀다. 물론 그것은 비단 영상매체만의 일이 아니라 정보를 받아들이는 모든 창구에서 유사한 현상이 발생되고 있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그와 관련된 미국의 소송, 연구자료에 적극 동의한다.

 

 몇몇 역사 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고려거란전쟁의 역사적 고증은 분명 과거의 드라마보다 높은 수준으로 보인다. 하지만 내가 거슬려하는 부분은 현대 대한민국 사람들의 인식이다. 우리들은 타국에게 역사왜곡을 가지고 비판하지만 우리는 과연 역사왜곡을 하지 않고 있는가? 교과서에서? 아니면 영상매체에서? 서적에서? 유튜브에서? 우리는 오로지 피해자이며, 진실만 주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나는 그에 대해 절대적으로 부정하고 싶다. 오해를 살 수 있기에 굳이 말을 보태지만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유독 역사왜곡을 강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표적인 역사 왜곡국가 일본, 중국. 미국조차도 일부 역사왜곡을 가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남들이 역사왜곡을 한다 해서 우리의 역사 왜곡이 정당화될 순 없다는 말이다. 물론 안다. 이상론자의 주장이다. 극을 재미있게 만들기 위해서는, 시장성을 위해서는 역사를 그대로 따라갈 필요가 없다. 대중들이 대개 원하는 시나리오는 정해져 있고, 그것은 역사와 일치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대중들이 모든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고, 나조차도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다만 역사를 바라보는 가치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사람들이 드라마를 드라마로 생각할 수 있다면 이런 글을 쓸 생각이 들지 않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기에 이런 우려를 마음 속에 품고 지내는 것이다. 

 

+내용추가

 굳이 한마디 더 쓰고 싶어 내용을 추가한다. 조금 극단적인 사례일지 모르나 선거철이 다가오며 지지율에 영향을 미칠만한 노골적인 정치 영화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좌익측의 서울의봄, 보수우파측의 건국전쟁이다. 그들은 선거용 영화가 아니라 하겠지만 설사 진심으로 그것이 아니라 할지라도 두 영화들은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 두 영화의 평에 대해 나에게 묻는 사람들에게 나는 언제나 동일한 답변을 한다. 영화는 영화일뿐이며, 작가, 배우진, 그들의 평소 정치 성향 등이 매우 편향적인 만큼, 영화의 편향성 역시 노골적이다. 따라서 그것을 역사로 바라보지 말고, 설사 역사의 일부로 바라본다 할지언정 반드시 크로스체킹을 해서 편향적 역사 해석과 정보 제공을 배제시키라고. 나는 고려거란전쟁을 통해 역사를 배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말을 하고 싶다. 그것이... 짐승이 아닌... 개돼지가 아닌... 인간이 되는 길이라고... 나는 그리 믿는다.

 

 

  • 원작자
  • "대본 작가가 대본을 잘못 쓰고 있다.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강조 최후에 대한 역사 왜곡 및 작가 등 제작진 비판)
  • "드라마 대본 작가가 자기 작품을 쓰려고 무리수를 두고 있다. 정말 한심하다. 작가가 정신들 차리기를 기원한다. 대하사극이 아니라 정말 웹소설 같았다"
  • "작가가 양규를 자기가 쓴 캐릭터가 아니라고 해서 비중을 확 줄였더군요"
  • "작가가 겸손한 마음으로 대본을 써야 하는데 자기 작품을 쓰려는 욕구가 강하다"
  • "대하사극이 아니라면 참 좋았을것을"
  • "대본 작가가 역사를 전혀 숙지하지 않고 대본을 쓰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