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견

쓰레기 무단 투기범으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소극행정

세학 2021. 7.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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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무단 투기범으로 인한 스트레스. 그리고 소극행정

 

몇달 전부터 층층이 쌓이던 분노가 터지고 말았다. 나는 지방의 주택지역에 살고 있고, 집주인 아들이라는 혜택 덕분에 별다른 스트레스는 크게 받지 않고 살아왔다. 가끔 주차장을 마음대로 이용하거나, 주차장 입구를 막거나, 건물 자체에 문제를 일으키는 인테리어를 하는 사람들, 옆집에서 분노조절장애에 취해 하루종일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져 소음을 일으키는 행위 등에에 가끔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일회성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일회성이 아니었다.

집 맞은편에 새로운 원룸의 건축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건축에는 엄청난 소음이 동반되었고, 야행성인 나는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소음 자체는 건축으로부터 시작된 것이고, 그들의 권리이다. 나는 애써 스스로를 위로하며 견뎌왔다. 그러나 진정 견디기 힘든 것은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소음문제보다, 납득할 수 없는 쓰레기 무단투기였다. 원룸 건축 노동자들은 항상 건너편인 우리집 주차장에 와서 휴식을 취했다. 아마 주차장에 설치된 지붕때문에 햇빛을 피할 수 있어서 그러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언급했던 것처럼 쓰레기 무단투기였다. 그들은 휴식중 마셨던 커피 캔, 커피 통, 종이컵, 담배 꽁초 등을 지속적으로 우리 집 주차장에 버려대었고 이는 결국 내가 직접 찾아가 항의를 하게끔 만들었다. 물론 항의야 어쩄든 그들은 몰래 그러한 행위를 지속했고, 해결 방도가 그다지 없는 나는 그저 참을 수밖에 없었다.

 

건축이 마침내 끝나고 소음도 없어졌다. 나는 이제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다시금 일상으로 복귀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평화로운 일상에 제지받지 않는 것. 그것이 내가 바라는 일상이었다. 그러나. 나의 기대는 언제나와 같이 산산히 부서졌다. 어느 인가에는 주차장에 커다란 쓰레기 봉지 6개가 놓여져 있었다. 우리 집 세입자들의 생활 행태나, 오랜 시간 지켜봐온 주변 사람들의 행태를 보았을 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나는 무언가 확신을 갖고 쓰레기 봉지를 뒤져보았다.

 

혹시나는 역시나였다. 대형 쓰레기 봉지 여럿의 주인은 바로 앞 집 세입자들이었다. 앞 집 세입자들이 자신들의 주차장쪽에 쓰레기를 내놓는 것이 아니라, 건너편 집인 우리 집에 쓰레기를 버린 것이다. 나는 그 현상이 3~4번정도 지속되자 결국 원룸 주인에게 연락해 클레임을 걸었다. 주인장은 짜증스럽고 적반하장식의 대답을 했지만, 나는 영수증 등 증거물을 수집한 뒤였고 어쩄든 다시는 쓰레기를 이쪽에 버리지 않게끔 경고하겠다는(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답은 얻어내었다. 이걸로 문제는 모두 해결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몇일 뒤부터 우리 집 주차장에는 배달음식 쓰레기가 매일 하나씩 무단투기되었다. 무단투기자는 영악하게도 영수증만 쏙 빼놓는 추잡한 행태를 보여 증거물을 얻을 수도 없었다. 나는 이것이 실수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며, 아니 실수가 분명 아닐 것이라는 심증을 접어두고 직접 그 쓰레기를 치워두었다. 물론 배달음식 쓰레기의 무단투기는 그 이후로도 3회정도 반복되었다.

 

나는 다시금 분노해 신고를 하거나 구청에 전화해 어떻게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느냐며 답을 요구했지만, 구청 환경과의 답은 미심쩍었다. 결론만 말하면 "불법은 맞는데, 해결책은 없다" 이런식의 답이었다. 다른 해결책이 없냐며 내가 지속적으로 답을 요구했지만, "불법은 맞는데, 해결책은 없다" 이 말만 열 번 넘게 반복하니 분통만 터질 지경이었고 나는 다른 사람에게 전화를 바꿔 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해당 요구는 몇일이 지나도록 이행되지 않았고, 나는 결국 민원신고를 했다.

 

그런데 이 무슨 희한한 일이란 말인가. 소극행정 불만에 대한 민원을 넣었는데 그 소극행정에 대한 답변을 본인이 하다니? 나는 황당함을 느끼고 보다 상위기관에 다시금 민원을 넣었다. 그리고 전일, 마침내 그들은 조치를 하러 방문을 하였다. 쓰레기를 직접 치우고, 구청 차원의 플랭카드를 달고, CCTV 설치를 하였다. 물론 그 이후로 쓰레기가 버려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희한한 것은. 물론 심증일 뿐이지만 건너편 집의 주차장에 버려지는 배달음식 쓰레기가 새로이 생겨났던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 쓸데없고 길고 긴 스트레스가 마무리되어간다. 최소한의 매너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도,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방기하는 소극행정 공무원의 태도도 이제는 잊혀지기를 바라며 다시금 평화로운 일상에 복귀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