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견

내가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

세학 2022. 12. 20.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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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투자를 시작하게 된 계기

 

 나를 싫어하는 사람들은 나보고 모자란 투기꾼이라고 욕한다

하지만 그 사람들이 내 입장에 있었어도 나를 비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학창시절 매우 불우한 일을 겪으며 인생의 모든 계획과 인간 그 자체가 망가져버렸다

열 번 조금 안되는 XX시도, 그리고 죽는 것이 너무도 아프고 두려워 시작한 운동과 폭력

 

그리고 1년 뒤. 나의 폭력은 마침내 내 어두웠던 학창시절을 끝내버렸다

하지만 문제는 남았다. 어두웠던 학창시절이 갈갈이 찢어놓은 내 마음은 전혀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시금 공부를 열심히 하려고 애써봤지만 전혀 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동안 열심히 했던 운동과 폭력에 흥미를 느껴 그것에 매진되어 살았다

군대를 전역하고, 아주 조금 현실적이 되어 한 것이 격투기 동호회운영이었다

그러나 개인적인 능력 부족으로 동호회는 망해버렸고 나는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서른살이 훌쩍 넘어 나중에 알았지만 나는 ADHD 확진을 받은 사람이다

자가진단 결과 아스퍼거도 있는 것 같다. ADHD와 아스퍼거는 애초 비슷한 경향을 가지고 있고 양자 동시에 발현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3년 전 검사 결과에 따르면 IQ는 128이다. 수리적 능력이 98인가로 다소 낮은 편이고 공간에 대한 감각이 비정상적으로 높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저지능자라고 비난하던 사람이 있어 굳이 덧붙여본다.

 

어쩄든 그러한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이 사회생활을 정상적으로 할 확률은 매우 낮고 나 또한 그러했다

나름대로 열심히 사는데, 열심히 남의 마음에 드려고 애쓰는데 그러면 그럴수록 남에게 미움을 받는 일이 늘어났다

처음에는 괜찮았다. 그저 나쁜 사람을 만났을 뿐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사례가 열, 백, 수백이 되어갈 즈음이 되어서야 뒤늦게 깨달았다.

아! 남이 아니라 내게 문제가 있구나.

그리곤 절망에 빠졌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내게 사회적 경쟁력이 전혀 없다면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내가 확인한 심리학적 통계를 내놓자면 자폐스펙트럼이 직장생활을 장기 영위할 확률은 거의 제로에 수렴한다

결국 직장생활을 장기적으로 할 수 없고, 할때마다 상처를 받는 나에게는 아무런 선택권이 없었다

자영업도 두번정도 소규모로 해보았지만 모두 실패했다

나는 다시금 절망에 빠졌다. 자영업도, 타인 밑에서 하는 노동일도 불가하다면 나는 대체 뭘 하며 먹고 살아야 한단 말인가? 조금도 길이 보이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옛날에 투자했던 KB금융의 주가가 수십퍼센트 올랐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과거 KB금융이 다른 금융사를 합병할 적 합병으로 인한 경영효율 증가로 인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단순한 생각으로 매수, 이후 주가가 빠져 잊고 살았던 주식이었다

그리고 그 KB금융의 주가 상승은 나를 고무시켰다

 

2016년 중순경이었을 것이다. 당시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고 있었는데 상대방 과실 100%로 사고가 발생했다. 우측에서 좌회전으로 진입해오는 차량각도에 화들짝 놀라 나는 오토바이에서 몸을 피했지만 오토바이는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 이후 나는 트라우마에 걸렸고 너무 관리를 안해 체인에서 카가가각 소리를 내는 오토바이를 계속 타고 싶진 않았다. 사장에게 수리를 여러번 요구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비난 뿐이었다.

그러한 시기에 나는 그냥 무작정 트레이딩 공부를 시작했다. 명확한 목표의식은 없었다. 그저 뭐든 해야 했다. 살고 싶었다. 그저 먹고 살 수단이 필요했다.

주식과 경제에 대한 책을 불과 몇달 사이에 100권 정도는 읽었다. 원래 학창시절 교내에서 순위를 다툴 정도로 책을 많이 읽던 사람이었기에 책을 읽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었다. 뉴스도 하루에 제목만 읽는 것을 포함해 300개 정도는 보았던것 같다. 사실 맨땅에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어렸을 적부터 건설업을 하시던 부모님의 책상머리 교육과 정치/경제에 대해 관심이 있었던 것, 어릴 적 책을 많이 읽었던 것 등이 영향을 끼쳐 비교적 급속도로 실력이 성장했다

 

그리고 그 떄 2017 대상승장을 예측하고 투자에 나섰다. 태영건설, 원풍물산, 새롬?오토모티브 등 거의 매일같이 수익이 났고 나는 그 X같았던 배달가게를 그만두었다. 거의 매일같이 수익이 났기에 혹시 내가 천재가 아닌가 하는 착각을 하기도 했다. 자본금은 나날이 불어났고 거의 1년간을 전업투자로 지냈다. 

 

그 뒤의 이야기는 오늘의 주제와는 관계가 없어 생략했다.

나는 얼마 전 아는 사람으로부터 이러한 비판을 받았다.

왜 투기꾼같은 짓거리를 하며 시장을 교란하느냐는 비판이었다.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고 울화통이 터져올랐다.

내가 만약 너희들처럼 평범한 삶을 살 수 있었다면 당연히 그렇게 살았을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나는 그에게 물었다. 당신이 내 삶을 아느냐고.

타인에게 호감을 가질수록, 다가갈수록 미움받는 삶을 아느냐고.

삶에 아무런 희망이 없는, 선택권이 없는 삶을 아느냐고.

인생에 몇백번씩 실패가 누적된 삶을 아느냐고.

인생에 몇백번씩 실패만 하다가 단 한번 성공한 것으로, 단 하나의 재능으로 먹고 살며 인생의 목표를 추구하는데 당신이 무슨 권리로 그것을 비판하느냐고.

 

다른 사람에게 있어 투자란 재태크 수단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내게 있어서는 유일한 생업이고, 유일한 재능이고, 유일한 목표이며, 유일한 목숨줄이다.

여러 가지의 선택권이 있는 당신들과는 다르다

나에게 있어서 투자란 내 목숨을 걸고 하는 단 한 선으로 이어진 진검승부다.

단 한번 패배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잃어버려 재기불능이 되는 진검승부 말이다.

내가 회피와 방어에 치중된 투자 스타일을 보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한 번 망가지고 나면 절대로 재기할 수 없다.

그렇기에 다른 사람들처럼 수많은 실패를 쌓아올려 보편성과 차별화되는 특수성을 개발하는 것이 어렵다. 그렇기에 나는 특수한 그 무언가를 추종하기보다는 경제와 세상이 돌아가는 보편적인 성향을 통해 투자하는 경향을 가진다. 그것을 나는 대충 단순화시켜 거시경제 기반 투자라고 말할 뿐이다.

 

내 블로그를 보는 사람들이 실망해도 좋다

어차피 이 블로그에 구태여 욕하려고 댓글 쓰러 오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어차피 개인적인 글 써 봐야 조회수도 거의 나오지 않기에 비교적 마음 편히 글을 쓴다

마음에 응어리를 진 채 끊임없이 고통스러워 하는 것보다는 일기 같은 형식으로 솔직하게 풀어놓고 잊어버리는 편이 마음 편해서 쓰는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