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값이 내렸으니 상품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우연히 이런 글을 보게 되었다.
나는 평소 원자재 가격을 유심히 보는 사람으로써 이 글을 보며 황당할 수밖에 없었다.
왜냐고?
자. 보자. 2018년 기준 최고점까지 밀 가격이 약 3배 조금 안되게 올랐다. 그렇다면 그 도중에 밀 관련한 상품들의 가격이 3배 조금 안되게 올랐나? 1000원 하던 빵이 예를들어 2800원이 되었나? 아니다. 기업이나 자영업자들은 언제나 원자재의 가격을 상품에 전가하고자 하지만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으므로 그만큼 인상할 수가 없다. 그래서 인플레이션이 치명적인 것이다. 또한 비용의 원인은 밀 한가지가 아니다. 예를 들어 빵만 하더라도 밀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에 대한 원료가 있겠지만, 그 외에도 임료, 임금, 감가상각 등 다양한 요소들이 있다. 그러한 요소들이 다양하게 얽혀서 원가가 되는 것이다. 자. 그렇다면 이익률을 확인해보면 될 것이 아닌가? 만약 전체적인 이익률이 상승했다면 그들의 말처럼 기업들이 폭리라도 보고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식품기업 CJ제일제당의 2021 3분기~2022 3분기까지의 영업이익률, 순이익률(+전망치)이다. 어떤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가격 상승에 의한 폭리를 취했다가, 다시금 가격 하락이 했으니 폭리를 취하고 있는가? 절대 아니다. 원자재 가격이 낮아진다는 것은 대개 시장이 열악해지고 있다는 뜻이므로 원자재 가격 하락분보다 경기 하락분이 더 강력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경기 상승기에는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이익이 증가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다. 경기 하락기에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지만 수요 증가폭이 감소하며 상대적인 비용이 증가한다. 당연히 자연스레 이익률은 떨어진다. 이 단순한 원리를 어찌 모를수가 있는가? 모를 수는 있을지언정 어찌 그리 당당한가?
지금 당장 모든 인플레이션이 해소되었는가? 아니다. 인플레이션 '상승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지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상승중에 있다. 미국은 YOY기준 현재 7.1%나 상승했다. 사람들은 뭔가 착각하고 있는것이 아닌가? 역사적으로 지켜보면 대개의 경우 인플레이션은 꾸준히 증가하고, 다만 역사적인 큰 리세션이 발생하면 단기적으로 폭락하거나 혹은 기간조정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경우 인플레이션은 멈추지 않고 꾸준히 증가한다. 왜 그럴까. 왜 GDP상승률은 무한히 상승하고, 물가상승률 역시 무한히 상승하며 부동산 가격 역시 무한히 상승할까?
유사한 사례로는 건설업계가 있다. 사람들은 건설업계가 엄청난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이익률은 인플레이션과 큰 차이가 없거나 인플레이션보다도 낮기도 한다. 왜 그들은 그토록 폭리를 보는 건설주를 사지 않으며 건설주는 왜 그토록 밸류에이션이 낮은가? 모두가 알면서도 모두들 이해하지 못한다. 왜 알면서도 이해하지 못하는지 오히려 내 입장에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얼마 전, 어떤 유명 주식 유튜브는 이렇게 말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니 이익이 폭증할 것이라고. 나는 그 때 그를 듣고 개소리라 치부했다. 원자재 가격이 하강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 경기가 하락한다는 신호다. 경기가 하락하는데 이익이 폭증한다고? 그런식이면 IMF때, 리먼때, IT버블 붕괴 떄 기업들은 역사적 이익률을 기록했을 것이다. 그러한가? 2018년 초순, 2020 코로나 팬데믹 쇼크 때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역사적 이익을 보았나? 참으로 답답들 하다.
2021.05.08 - [개인의견] - 과연 부동산은 상승하지 않는 것이 정상인걸까? 무지의 소치에 답변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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