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정치적 논쟁과 분노. 그 원인에 대해 생각해보다
어느 집이나 그렇겠지만 명절 정치적 논쟁이 여기저기서 발발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은 여느 시대와 마찬가지로 연령, 지역, 직업군, 소득, 외국인 여부 등으로 극심하게 갈라진 상태다. 당연히 여기저기서 논쟁과 분노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가면 갈 수록 그 분노의 빈도나 형태는 더욱 강력해지는 듯 보인다. 왜 그런걸까?
나는 전 국민의 정치병자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발전으로 정보습득의 편의성은 날이 가면 갈 수록 강화되고 있다. 오늘 날에는 과거 극소수만이 독점하던 정보를 의지만 있다면 누구든지 실시간으로 습득할 수 있다. 그렇기에 정치권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누구나 다 빠르게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특히 내가 싫어하는 말은 "너 같은 놈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이 나라가 이 꼴이 된거야" 라는 말이다. 물론 그 말이 시민들의 정치참여를 강화시켜 정치권의 부정부패를 줄일 수 있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충분히 인정한다. 하지만 반대로 그러한 경향들이 전국민의 정치병자화를 강화시켜 온국민을 각 진영의 홍위병, 십자군, 광신도로 만들어 365일, 상시 정치전쟁을 벌이게 된다는 사실 또한 모두가 알아야 한다.
나는 정치이념이란 종교교리이며 또한 가치관이라는 어떤 이들의 주장에 공감한다. 정치이념이란 개인이 대하는 삶의 방식에 관련이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어떤 이들은 길을 가다 주택에서 비져나온 나무가지에 머리를 박고도 아무렇지 않아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정면을 똑바로 보지 않다가 나뭇가지에 머리를 박은 자신의 선택을 탓하기 떄문이다. 반대로 어떤 이들은 길을 가다 똑같이 나뭇가지를 박자마자 그 주택으로 뛰어들어가서 고래고래 고함을 지르며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보다 길거리에 비져나오게 만든 상대방의 잘못을 더 크게 보기 때문이다. 나는 이 중 어느것도 나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러한 가치관이 정치적 이념의 역사, 뿌리와 연관되어 있으며 그러한 행동양식들이 바로 자신의 지지정당, 지지이념, 지지하는 사상, 지지하는 정책 등과 그대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불쌍한 이들을 보고 스스로의 돈을 내어 돕자고 말한다. 어떤 이는 자신이 돈은 내기 싫고, 국가 혹은 단체가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또 어떤 이들은 그들의 몰락은 스스로의 책임이니 스스로 책임을 질 사안이라고 말한다. 무엇이 옳은가? 이런 선택 또한 모두 가치관의 영역, 그리고 정치적 이념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정치적 이념이 가치관의 연장선임을 인정한다면 그 다음부터는 이야기가 쉽다. 왜냐하면 거시적인 줄기가 명백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은 자신의 정치성향을 부정하며 그것을 개별사안으로 판단하고자 한다. 그렇게 되면 이야기가 복잡해진다. 왜냐하면 숲을 무시하고 나무 끝 열매만 판단하려 하기 때문이다. 그 열매가 어떻게 발생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은 철저히 무시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토론과 논쟁은 승리를 목적으로 한다. 내가 좋아하는 한 저명한 사회과학 박사는 이렇게 말했다. 인간의 행복감은 상대적인 우월감에서 온다고. 명절 정치논쟁 또한 그러한 관점에서 생각해보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명절 정치논쟁을 시작하는 이들은 40대 이상이라는 설문조사가 있다. 즉 명절 가족모임에서 발언력이 있는 사람들이 정치논쟁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그들은 설사 논리적으로, 정보적으로 밀린다고 해도 사회적 권력으로 상대방의 의견을 찍어누를 기회가 있는 사람들이다. 설사 잘못된다 해도 상대방이 지식과 경험이 모자라서 그런식으로 생각한다는 정신승리가 쉬운 계층이다. 절대적인 정보량 또한 젊은 세대보다는 우월하다. 그들에게는 정치 논쟁이 편안하다.
나는 명절 정치 논쟁은 피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미 전 국민의 정치병자화, 홍위병화가 진행되었고, 그것은 기술적 발전과 정보의 접근성 발달, 온라인 소통 확산 등에 의해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가치관-정치이념이라는 연결성을 생각해 보았을 때 더이상 각 계층간 정치논쟁 심화는 피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어찌하여 해소할 수 있을지에 대한 오만한 생각은 떠올리지 못하겠다. 서로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며 소통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 정치이념의 강도와 크기는 곧 권력의 집중으로 이어지고, 권력의 집중은 다시금 정치사상을 공고히 만들기 때문이다.
'개인의견' 카테고리의 다른 글
FOMC 앞두고 과잉변동성, FOMC 리스크로 인해 차익매물 나오는 듯 (0) | 2023.01.26 |
---|---|
글로벌 밸류체인 분산, 글로벌 무역비중 중국 하락, 인도 상승을 바라보며 (0) | 2023.01.24 |
친문/친이계 분열 심화, 신당창당론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7) | 2023.01.23 |
설을 앞두고 글로벌 장세에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았다 (0) | 2023.01.20 |
오토바이, 차량 주행 8년째 무사고 노하우 (2) | 2023.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