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컴뱃 경기가 언제 업로드되나 학수고대 하고 있었는데 잘 올라오지 않았다. 영화관 등에서 동시상영을 했기 때문에 일종의 엠바고 비슷한 것이 걸려있는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멘티스 VS 주리 경기의 전개가 가장 궁금했으나 경기가 올라오지 않아 일단 먼저 올라온 사오리 VS 홍예린 경기를 먼저 리뷰해보려고 한다
일단 경기를 보기 전에 양 선수가 어떤 전략으로 나올지 생각해 보았다. 오시마 선수는 알려지기로, 전형적인 일본식 타격고자 서브미션형 그래플러. 홍예린 성수는 전형적인 한국식 중~중근거리형 MMA식 타격가. 두 선수가 취해야 할 필승패턴은 뻔했다. 오시마 선수는 타격전을 가급적 배제하고, 클린치 레슬링 등 그래플링 게임을 전개하는 것, 상대의 스프롤이 지나치게 좋을 경우 타격전을 섞어줄 수밖에 없지만 그 경우 리스크가 크게 확대된다는 점, 과거 이력을 보았을 때 의외성 KO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 홍예린 선수는 최대한 클린치-그래플링 상황을 배제하고, 퇴격성 타격전을 이어갈 것. 하지만 홍예린 선수의 과거 스타일을 보았을 때 퇴격성 타격은 거의 불가능 할 것으로 보았다. 그렇다면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스프롤 뿐. 스프롤에 만전을 기해 상대방에게 클린치 / 원렉, 투렉을 아예 제대로 잡힐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이 홍예린 선수의 전략적 목표가 될 것이다
1라운드. 오시마 선수가 짧은 견제성 로킥을 살짝 던져주다가 잽페인트-태클을 들어갔다. 이후 그래플링 공방이 있었는데 내 수준에서는 생각보다 수준이 높다고 느꼈다. 오시마 선수는 원렉으로 시작해 에드가식 대각선 기울이기-홍예린의 되치기 - 바닥에 온전히 깔리기 직전, 오시마 선수가 왼발을 상대 가랑이 사이에 넣고 옆으로 뒤집어 올렸다. 과거 내 수준에서는 제대로 행하지도 못했을 수준높은 공방이었다.
이후 오시마가 남북자세에서 빠르게 암바를 전환하려다 실패했다. 홍예린 선수가 그래플링 공방에서 타격가치곤 상당히 기민한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홍예린 선수의 대응이 조금 이상한게, 홍예린 선수는 자신을 타격가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았다. 자신을 MMA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것 같은데, 지난 경기들과 같이 케이지 클린치 레슬링을 걸었다. 솔직히 이종격투 출신으로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상대방과 상성, 전략을 고려하여 유리한 싸움을 해야 하는데 적어도 현재까지는 홍예린 선수가 오시마 선수의 특기인 클린치-그래플링 공방에서 굳이 맞서 싸우고 있었다.일반적인 타격가라면 이 상황에서 상대방을 밀치고 다시 뒤로 빠져나와 스탠딩 타격전 상황으로 전환했을 것이다. 이후 오시마 선수가 금방 다시금 포지션을 역전해 홍예린 선수를 벽에 몰아넣었는데, 홍예린 선수가 탄력을 이용해 사이드로 돌아나오는 과정에서 순식간에 다리를 걸어 넘어트렸다. 매우 자연스러운 것으로 보아 오시마 선수가 정말 그래플링 레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오시마 선수의 움직임은 정말 대단했는데, 풀마운트로 올라가려는 움직임을 보이려다 순식간에 곁누르기 포지션으로 옮겨갔다. 일반적으로 나 같은 유형의 사람들은 안정적인 포지션을 잡아놓으면 상대방의 체력을 빼는데 치중하는데 오시마 선수는 전형적인 서브미션을 걸기 위한 포지션을 지속적으로 잡고 있었다. 오시마 선수는 다시 암바를 걸려고 했지만 홍예린 선수는 최근 주짓수 교습에서 가르쳐주는 전형적인 암바 파훼 방법. 하체를 돌려 각을 틀어버리는 방법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저 방법 물론 시합 때 쓸 수 있겠지만 부상 위험이 크다. 물론 암바에 걸리는 것보다는 훨씬 낫겠지만 홍예린 선수에게 부상이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라운드에서 아주 재미있는 장면이 나왔다. 오시마 선수가 중근거리 타격전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슬립성으로 넘어졌는데 되려 홍예린 선수가 백초크에 이어 상위를 점유하는 모습이 보였다. 뭐랄까 타격가라고 보기에는 그래플링에 너무 자신이 있어보이는 모습이었다. 홍예린 선수는 실제로 스물 두 살의 여성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움직임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있을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가드패스를 위함인지 저런 상태를 유지했는데, 개인적으로는 저 포지셔닝을 정말 좋아하지 않는다. 숙련된 주짓수를 갖춘 사람에게 저 상황에서 포지션을 역전당한 경험이 많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그냥 하프가드 상태에서 파운딩을 치던지, 프라이드 룰에 적응이 되어있는 타격가라면, 차라리 밀치고 일어나 사이드로 돌며 사커킥과 스탬핑을 차는 것이 낫다. 사커킥과 스탬핑이 없다면 차라리 하프 상태를 유지해놓고 파운딩을 쳤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전 반응을 보니 일종의 주짓수적인 포지션에는 능하지만 파운딩에 조금 저항이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희한한 것이, 오시마 선수는 포지션을 역전시켜 풀마운트를 점유해놓고서도, 스스로 곁누르기 포지션으로 돌아나갔다. 뭐랄까. 또 암바를 노리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장면을 보고 있으니 오시마 선수는 MMA 선수라기보다 MMA경기에서 유도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레슬링이 더 나은 열화판 론다로우지 느낌이랄까?
2라운드가 끝나고, 세컨들은 그래플링 게임을 피하고, 타격전을 이행하라는 요구를 했다. 당연한 전략이다. 홍예린 선수가 왜 자신이 불리한 그래플링 게임에 얽혀주는지 이해가 안됐다. 이유는 본인만이 알 것이다.
3라운드 초반. 양 선수의 뒷손이 얽힌 상황에서 홍예린 선수는 처음으로 그래플링게임을 회피하고, 타격가적인 전략을 택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문제라 생각하는 점은 상체가 상당히 굽혀져 있다는 것이다. 블랙컴뱃으로 따지자면 김민우 선수와 유사한 자세인데, 김민우 선수의 경우 주짓수에 대한 강력한 자신감이 있으니 그래도 되는 것이고, 상대방보다 그래플링에 자신이 없다면 상체를 앞으로 숙인 채 중근거리로 스스로 들어가는 것은 그래플러 상대로 나쁜 전략이다. 상대방의 클린치-태클에 저항하고 싶다면 최소 중거리, 가능하다면 원거리를 유지하는 편이 낫다.
어쩄든 오시마가 다시금 쌩태클을 걸었고, 태클이 실패하자 홍예린은 타격가적 밀치기를 하지 않고 그대로 상위포지션으로 들어가버렸다. 스윕은 괜찮은 것 같았지만 하위에서의 서브미션이 특출나다는 느낌은 이 경기에서는 받지 못했다.
이후 다시금 버터플라이로 쉽게 스윕. 사이드마운트 상태에서 암바를 걸었고, 홍예린 선수는 전과 같은 방식으로 다시 빠져나오려 했지만 이번에는 실패했다.
종합적인 감상평을 말해보자면 오시마 선수는 일본식 그래플러라기보다는 유도 베이스에 레슬링(태클)과 주짓수(스윕 위주)을 섞은 모양새였다. 서브미션도 거의 암바에 편중되어있는 듯 보였고, 타격은 예상보다는 쓸만했지만 KO위력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였다. 오시마 선수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원거리, 중장거리를 유지한 채 퇴격만 날리고 얽히는 것을 완전배제한 채 상대방의 체력을 빼는 방식이 좋다고 보았다.
오시마 선수의 스타일을 요약하면 타격고자 + 잽페인트 태클(혹은 쌩태클) + 주짓수 기반의 좋은 스윕(하위 서브미션 거의 없을 것) + 무조건 사이드 마운트~곁누르기 + 암바 만을 필승패턴으로 하는 선수인듯 하다.
홍예린 선수의 그래플링은 예상보다 매우 매우 좋았다. 아직 경험과 스킬이 모자란 그래플러라 해도 믿을 정도였다. 하지만 상대가 나빴다고 생각한다. 홍예린 선수의 전략, 전략 이행에는 정말 큰 의문이 있었다. 왜 전형적인 타격가 VS 그래플러적 전략을 취하지 않았는가? 불리한 전장에 스스로 들어가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나이가 아직 어려 그런 부분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을까? 잘 모르겠다. 전략을 잘 이행했다면 전혀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종합평
1. 오시마 선수 그래플링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약점이 분명하고, 충분히 파훼 가능하다
2. 홍예린 선수 그래플링 타격 이상으로 대단하다. 하지만 엘리트 유도 출신 그래플러를 상대로 전략이 잘못되었다.
3. 홍예린 선수 그 나이에 그 실력이면 정말 대단한것 같은데 은퇴한다니 아쉽다. 혹시 경기에 져서 분노한 것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지? 블랙컴뱃에서는 대우도 나름 잘 해준다고 하는데 좀 더 했으면 좋겠다
주요 여론
고스트 홍예린 선수 진짜 진심으로 엄청난 선수가 될 수 있을것 같아요. 그래플링 방어를 저렇게 유연하게 하니 놀랍네요. 비록 지긴 했지만 깜짝놀랄 정도로 멋진 경기였어요. 장점인 타격을 언젠가 더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수고하셨어요! 완전 팬됐습니다. 꼭 돌아오셔요
홍예린 선수 기대는 했지만 정말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잘해줬습니다. 이미 결과를 알고 봤지만 그럼에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경기였습니다. 홍예린님의 앞으로의 모든 길을 응원하겠습니다. 그나저나 그때 그 감정은 직접 느낄 수는 없지만 그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완벽하게 영상 편집해주셨네요. 블컴 관계자분들 감사합니다~ ㅎㅎㅎ 추가로 회색님의 진가는 정말 직관 가서 보면 200% 느껴집니다. 회색님도 정말 큰 역할 하셨고 덕분에 정말 5배는 재밌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최초공개에서 가끔씩 회색님 관련 악플들 있던데 아마 회색 이상가는 진행자분 찾기 힘들 것 같습니다.
사오리 선수 그래플링 기량은 정말 입이 벌어질정도인데 그런 엄청난 그래플링을 잘 방어해낸것만으로도 대단합니다! 챔피언이 타격이 무서워서 평소랑 달리 그래플링만을 고집할 정도라니 정말 가능성이 엄청난것같아요! 부디 개인적인일이 잘 해결되어 빨리 무대에서 보게되길 바랍니다! 아톰급 초대 챔프가 되어주세요
홍예린선수 이전 선발전 경기보다도 경기력이 대단해서 깜짝 놀랐어요;; 선발전에서도 엄청나다고 생각했는데 그 이상의 실력이 었네요. 개인사정으로 이번경기가 마지막이 될것 같다고 하셨는데, 기회가 된다면 홍예린 선수의 경기를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정말 멋진경기 감사합니다
홍예린 선수 수고 많으셨습니다. 작은 체구 임에도 불구하고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가 되어 멋진 경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록 결과는 패배지만 타격 부분 경기력이나 간절함과 용기에 박수가 절로 나오네요. 다친 곳 없이 마무리 했다면 좋겠지만 혹시 다친곳 있더라도 빠른 완쾌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고스트 무얼하든 본인이 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집념을 확인했던 경기. 정말 멋있었고, 인생의 다음 스테이지가 뭐가 됐던 꿋꿋하게. 마지막에 눈가에 묻었던 눈물은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였으면 합니다! 응원해요. 손에 땀이 날 정도로 박진감 넘치는 경기 선사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와 보는 내내 둘다 지지마라고 말도 안되는 희망을 가지고 볼 정도로 너무 멋진 경기였다 고스트 저렇게 그래플링 당하고 호흡 아무렇지않은 거 자체가 너무 충격적이였고 훈련량이 상상을 초월했을 거라고 생각된다 사오리 유도기술과 그래플링보면서 왜 챔피언인지 보여줬고 사오리가 극강의 유도기술과 압도적인 그래플링보다 더 놀라운 것은 자신도 타격을 좋아하지만 상대 타격이 더 강하다고 판단하자마자 바로 타격에 욕심을 버리고 그래플링을 선택한 빠른 판단력이 정말 경기후 멘트에서 말했듯이 남들보다 2배 더 인생을 살았다고 말한 이유가 이해가 된다 두 분다 앞으로 꽃길만 있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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