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기다리는 시간 1억 초 초등학교 2학년 때였다 차디찬 거실 방바닥에 누워 첫사랑의 향기에 취해 다리를 동동거리고 있던 나를 엄마가 불렀다 엄마의 호출에 따라 나는 백화점으로 따라나섰다 엄마는 물건을 사지도 않으면서 이리저리 나를 이끌고 느릿한 걸음으로 돌아다니기만 했다 어두침침하고 회색빛 뿐인 우리 집과는 전혀 다른 백화점에 압도된 나는 무엇 하나 사달라는 말조차 하지 못했고, 그저 신기한 눈으로 엄마의 다리를 쫓아다닐 뿐이었다 엄마는 모르는 친구들이 가득 모여 놀고 있는 게임기 판매대쪽으로 나를 이끌고서 말했다 "엄마 어디 좀 갔다 올게. 아들 사랑해~" 라고 엄마의 갑작스럽고 황급한 발걸음에 나는 놀라 "또 나 두고 친구들 만나고 오려고 그런거지! 엄마 미워!" 라며 땡깡을 부렸는데 저 멀리 ..